[매일일보 윤성수 기자] 20년째 전통방식을 고수하며 메주를 담그고 있는 명인이 있어 화제다.
전남 해남 땅끝마을에서 농장을 경영하는 이승희 명인이다.
메주는 매년 1월부터 4월까지 만드는데 가마솥을 걸고 아궁이에 장작불을 때가며 메주 만들 콩을 삶는다. 콩 삶는 날이면 새벽 1시부터 저녁 8시까지 작업을 한다.
가마솥에 콩을 삶고 이웃끼리 둘러앉아 메주를 짚으로 엮어 매단다.
메주를 주렁주렁 매달아 놓은 풍경은 마음이 편안해지고 시골집의 따뜻한 아랫목이 생각나게 한다.
매단 메주에 누런 곰팡이가 생기면 고추와 숯을 넣어 구수한 전통 된장을 우려낸다.
하지만 이젠 옛 풍경이다.
시골 마을에는 대부분이 연로한 어르신들이어서 콩을 삶아서 메주를 만들기가 쉽지 않고, 수입 콩으로 만든 메주를 시중에서 손쉽게 구입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완제품으로 만들어진 된장과 간장을 사 먹는 가정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전통방식으로 메주를 만드는 모습은 찾아보기가 어렵다.
메주의 재료인 콩은 모두 국산콩을 사용하는데 직접 재배한 유기농 콩과 해남의 콩 재배농가와 계약재배를 하여 조달한다.
지난해에는 40kg짜리 600 가마 정도의 콩을 썼는데 직접 키운 콩을 제외한 나머지는 지역 농가에서 구입하였는데 지역 농민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는 것 같아 기쁨을 느낀다고 한다.
명인은 해남 대흥사에서 유래한 두부장을 만들기 위해 직접 절을 찾고 발품을 팔아 옛 맛을 살리기도 하였다.
이승희 명인은 이런 정감있는 옛 모습이 좋아서 전통방식을 고수하며 메주를 만들고 있으며, 6시 내고향, 한국인의 밥상 등에도 소개되기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