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최지혜 기자] 지난 11일 외벽 붕괴 사고가 발생한 광주 화정아이파크의 다른 아파트 동도 위험한 상태라는 진단이 나왔다.
27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붕괴 사고 원인 등을 조사하기 위해 현장에 파견된 국토교통부 건설사고조사위원회는 최근 붕괴 건물 건너편에 있는 다른 동에서도 붕괴 위험이 있는 것을 확인했다.
국토부는 사고가 발생한 201동 외에도 203동 피트(PIT·설비공간) 층 천장 슬래브가 아래로 처져 있는 것을 발견하고 내부 보고했다. 붕괴사고는 피트 층 천장(39층 바닥) 슬래브 공사를 하다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가 발생한 천장 슬래브에 적용된 시공법은 지지대 설치를 최소화할 수 있는 데크 플레이트(특수 거푸집)를 활용한 방식으로, 해당 공사 현장 다른 아파트 39층에도 사용됐다.
사조위는 같은 공법을 사용한 다른 건물을 확인하기 위해 203동을 확인하던 중 39층 바닥 슬래브를 콘크리트로 타설한 데크 플레이트가 눈에 띄게 아래로 처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피트 층을 확인한 결과 지지대를 최소 설치한 데크가 완만하게 움푹 가라앉아 있는 것을 확인했다.
이를 두고 사조위는 "203동 39층 상부 데크 플레이트가 과도한 하중으로 처짐 현상이 발생했다"고 진단했다.
특히 하중은 데크 플레이트를 지지하고 있는 동바리로 이어지며 피트층 바닥으로 전달되고 있어 201동과 같은 붕괴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기둥이나 내력벽으로 전달돼야 하는 하중이 바닥 슬래브로 직접 전해지고 있어 이같은 진단이 나왔다.
피트 층처럼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곳의 바닥은 통상 1㎡당 100㎏의 하중을 견딜 수 있도록 설계하는 것이 일반적인 만큼 35㎝ 두께의 슬래브 무게를 버틸 수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
사조위 관계자는 "39층 슬래브의 무게가 25㎝ 두께로 만들어진 피트 층 바닥에 부담을 주고 있다"며 "HDC 현대산업개발 측에 빠른 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