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조현경 기자] 국민의힘이 이번 대선에서 ‘호남 득표율 20% 이상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는 가운데 6일 윤석열 대선후보가 광주 국립 5.18민주묘지를 방문해 참배하려고 했으나 참배를 반대하는 시민들에 가로막혀 참배가 또 다시 무산됐다. 앞서 윤 후보는 당내 경선 도중 불거진 '전두환 옹호' 발언 논란으로 인해 한 차례 참배가 무산된 바 있다.
윤 후보는 이날 낮 12시쯤 광주 북구 국립 5.18민주묘지를 방문했지만 오월어머니회와 광주전남대학생진보연합 등 진보 성향 대학생 단체의 반대에 추모탑 앞에서 분향하지 못하고 또다시 묵념으로 추모의 뜻을 대신했다. 이들은 윤 후보 도착 전 윤 후보 참배를 반대하는 기자회견과 시위 등으로 길을 가로 막으며 “민주화운동을 정치적 홍보수단으로 여기지 말라”, “학살자 옹호하는 자가 감히 어디를 오나”라는 피켓을 들었다.
이에 윤 후보는 묵념 후 기자들과 만나 “오월 정신이라는 것은 피로써 민주주의를 지킨 것이기 때문에 저뿐 아니라 우리나라 국민 모두 어떠한 일이 있어도 오월 정신을 잊지 않아야 한다”며 “오월 정신은 항거의 정신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자유민주주의와 국민 통합의 정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광주를 공식적으로 방문할 때는 꼭 민주묘역을 찾아 자유민주주의와 국민통합의 상징에 예를 갖추고 다시 한 번 마음가짐을 바로잡는 것이 정치인으로서 맞는 도리라 생각한다”고 했다. 윤 후보는 방명록에 ‘5월 정신 이어받아, 자유민주주의 지키겠습니다’라고 적었다.
한편, 윤 후보는 전날에는 제주도를 방문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떠올리며 울먹이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강정마을에 해군기지 건설을 결정한 노 전 대통령을 회상하며 “지난 2007년 노 전 대통령께서 주변의 수많은 반대에도 고뇌에 찬 결단을 하셨다”며 “’제주해군기지는 국가의 필수적 요소다. 무장과 평화가 함께 있는 것을 잘못이 아니’라고 하셨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노 전 대통령은) 강력한 힘을 바탕으로 한 자주국방과 평화의 서막을 연 것”이라며 “노 전 대통령의 고뇌와 결단을 가슴에 새긴다”라고 했다.
이와 관련, 지난달 30일 유튜브 채널 ‘백브리핑’은 윤 후보의 부인 김건희씨의 통화 녹취 파일을 입수했다며 김씨가 “(남편이) 노 전 대통령을 너무 좋아한다”고 말한 사실을 보도한 바 있다. 김씨는 당시 공개된 녹취에서 “(윤 후보가) 노무현 영화 보고는 혼자 2시간 동안 울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