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이상래 기자] 롯데케미칼이 배터리 소재 시장 진입을 가속화하고 있다. 김교현 부회장이 자율주행, 전기차 시장의 가파른 성장에 발맞춰 롯데케미칼의 배터리 소재 분야 투자를 빠르게 늘리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배터리 소재 분야를 미래 핵심 성장동력으로 삼고 국·내외 투자를 빠르게 늘리고 있다. 여기에 롯데케미칼 뿐만 아니라 롯데알미늄, 롯데정밀화학 등 계열사와 연계해 사업 시너지 효과도 극대화하고 있다. 배터리 소재 분야는 롯데케미칼이 집중 육성하는 신사업이다. 김교현 부회장은 롯데케미칼의 신사업을 발굴해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의 지속가능 성장을 위함이다. 김 부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최근 대두되는 기후위기대응과 글로벌 수요 트렌드 변화에 따라 지속 가능한 성장은 기업 경영의 핵심 가치가 되고 있다”며 “기존 사업 경쟁력 강화와 더불어 신사업 발굴을 통해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신사업은 수소, 배터리, 플라스틱리사이클, 바이오 사업 등 다양한 영역에서 병행 추진돼 나갈 것”이라며 “자율주행, 전기차 시장 가속화에 발맞춰 모빌리티, 배터리 소재 분야의 진입과 신소재 발굴도 추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롯데케미칼은 최근 대산석유화학단지에 6020억원을 투자해 전기차 배터리에 들어가는 전해액 유기용매 공장과 이산화탄소(CO₂) 포집 및 액화 설비를 새로 짓기로 했다. 유기용매는 그간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던 소재로서, 롯데케미칼은 이번 투자로 소재 국산화에도 이룰 방침이다. 미국 현지 투자도 구체화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배터리 소재 사업 강화를 위해 미국 내 배터리 소재 전문회사 설립도 검토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미주 지역은 이미 진출해있는 지역이며 전기차 배터리 소재의 가장 큰 수요 시장”이라며 “당사 역시 매력적인 시장으로 생각해 진출을 검토해왔고 최근 유관기관들과 접촉을 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2030년까지 자국에서 판매할 신차의 50%를 친환경 전기차로 대체하기로 하면서 전기차 수요가 급증할 전망이다. 이에 롯데케미칼은 최대 1조원 이상을 투자해 소재 공장을 건설, 미국 전기차 시장 확대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롯데케미칼 계열사인 롯데알미늄과 롯데정밀화학도 배터리 소재 분야에 투자하고 있다. 양극재 소재인 양극박 사업은 롯데알미늄, 음극재 소재인 음극박 사업은 롯데정밀화학이 맡고 있다. 롯데알미늄은 양극박을 생산하는 헝가리 공장에 1100억원을 투자했고, 롯데정밀화학은 음극박 생산 기업 솔루스첨단소재에 2900억원을 투자했다. 롯데케미칼은 배터리 소재 분야 경쟁력 강화를 위해 그룹 내 배터리 소재 사업을 자사 중심으로 통합할 계획이다. 이밖에 경쟁력 있는 배터리 연구 개발·제조 업체에 대한 지분 투자도 병행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바나듐이온 배터리 제조업체인 ‘스탠다드 에너지’ 지분 약 15%(약 650억원 투자)를 확보해 2대 주주로 올라섰다. 바나듐이온 배터리는 리튬이온 배터리와 달리 물 기반 전해액을 사용하여 발화 위험성이 원천적으로 차단된 배터리다. 높은 안정성과 뛰어난 내구성을 바탕으로 고효율·고출력이 가능해 산업용, 가정용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성장이 기대되는 에너지저장시스템(ESS)의 차세대 배터리로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