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발등의 불 100달러 고유가 쇼크 특단의 비상 대응 화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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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발등의 불 100달러 고유가 쇼크 특단의 비상 대응 화급하다
  • 박근종 성북구도시관리공단 이사장
  • 승인 2022.03.07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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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종 성북구도시관리공단 이사장
박근종 성북구도시관리공단 이사장
[매일일보] 세계는 지금 시계(視界) 제로의 불확실성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전 세계 각처에서 경제를 위협하는 악재가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탓에 요동치던 국제유가가 천정부지로 치솟더니 결국 국제사회가 우려하던 ‘100달러 고유가 시대’를 맞았다. 세계 경제의 타격이 불가피해진 것이다. 원유를 전적으로 수입에만 의존하는 한국으로서는 충격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  가뜩이나 코로나19와 글로벌 인플레이션·공급망 훼손 여파로 취약해진 세계 경제는 국제사회의 대(對)러시아 제재가 이어지면서 혼돈에 빠져드는 양상이다. 외풍에 취약한 한국 경제가 무사할 리는 만무하다. 물가 앙등에다 오미크론( Omicron) 변이 대유행까지 겹쳐 생산과 소비마저도 크게 위축되고 있다. 이러다가 고물가 속 경기침체가 동시에 이어지는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이 현실화하는 게 아닌지 걱정이 태산인 가운데 물가와 성장·무역수지 등 한국 경제 전반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신속하고도 실효성 있는 특단(特段)의 유가 비상 대응이 화급해졌다.
무엇보다도 발등의 불은 고유가다. 지난 3월 2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국제 유가 급등으로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와 북해 브렌트유는 배럴당 103달러와 104달러(1일 현지 기준)를 넘어섰다. 우리나라 수입 원유의 기준인 두바이유도 98달러로 100달러 선을 눈앞에 두고 있다. 2014년 7월 이후 8년 만의 최고치다. 이렇듯 유가 상황이 심각해지자 미국 등 국제에너지기구(IEA) 31개 회원국은 2011년 이후 처음으로 비상 비축유 6,000만 배럴을 방출하기로 합의했는데도 별다른 소용이 없다. 이번 사태는 가뜩이나 불안한 세계 경제에 더 어두운 먹구름을 짙게 드리우고 있다.  러시아가 세계 수출량의 약 11%(2020년 기준)를 차지하는 2위 산유국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러시아는 액화천연가스(LNG) 1위 수출국으로, LNG 공급 차질은 대체재인 원유 수요증가를 불러 유가 급등을 부추기고 있고, 전 세계 밀 수출량의 30%를 차지하고 있다. 전쟁이 장기화하면 에너지와 곡물, 원자재 가격이 동시다발적으로 급등하는 ‘슈퍼 스파이크(Super Spike)’ 양상이 나타날 수 있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120달러를 넘어 150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이 현실화하면 세계 각국의 고통은 배가될 수밖에 없다. 고유가는 물가 상승과 성장률 하락, 경상수지 악화를 부른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유가가 연평균 100달러에 이르면 소비자물가는 1.1%포인트 상승하고, 성장률은 0.3%포인트 하락하며, 경상수지는 305억 달러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에너지경제연구원도 “러시아를 상대로 한 무역 차질에 따른 직접 영향은 제한적이나, 국제 에너지 가격 급등이 국내 무역수지 악화, 물가상승, 에너지 수급 등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며 “고유가 상황이 지속되면, 국내 에너지 가격 인상 압력이 가중돼 국내 물가 상승을 촉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유가가 10% 상승하면 국내 물가는 0.1%포인트, 전체 산업 생산비는 0.67%포인트 상승시킬 것으로 분석했다. 통계청이 지난 3월 2일 발표한 “2022년 1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1월 산업생산과 소매 판매는 전월보다 각각 0.3%, 1.9% 줄었다. 생산은 반년 만에, 소비는 1년 반 만에 가장 큰 감소 폭이다. 향후 경기 예측지표도 7개월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렇듯 한국 경제는 최근 3개월 연속 무역적자, 배럴당 국제유가 100달러 돌파, 10년 만에 3%대 물가 상승 등 안팎의 악재에 시달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터진 우크라이나 사태로 반도체, 자동차 등 주력 제품의 러시아 수출길이 막히고 현지 생산이 전반적으로 위축되는 어려움이 가중됐다. 여기에 공급망 교란으로 에너지 가격과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면 국내 물가가 더 오르고 그 여파로 금리 인상 폭이 커지면서 경기가 위축되는 악순환에 빠질 우려가 매우 크다. 에너지와 원자잿값 폭등은 인플레이션을 가속화하고 주요국의 통화 긴축 기조까지 겹쳐 불확실성만 증폭되고 있다. 그야말로 기업은 고물가와 고환율 그리고 고유가의 복합위기 상황에 직면해 있고, 가계는 빚에 짓눌린 채 주식과 부동산시장의 급격한 변동에 망연자실(迷茫自失)하고 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경제기초인 펀더멘털(Fundamental)을 직시하고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 위기 대응책을 서둘러 강구하고 즉각 실행에 옮기는 일뿐이다.  따라서 작금의 위기 국면을 비상한 각오와 특단(特段)의 대책이 필요한 시점으로 깊이 인식하고, 자각하며, 통찰(洞察)해야만 한다. 대(對)러시아 제재와 관련한 기업피해와 경제충격에 대비해 실효성 있는 비상 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우선 고유가 충격을 완충하기 위해 유류세 추가연장 등 가용한 수단을 총동원하고 공공요금 동결 등 물가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적기에 비축유를 방출하여 유가를 낮추는 효과를 극대화하고, 4월 말로 종료 예정인 유류세 인하 조치의 연장과 인하율 확대 방안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할 필요가 있다.  또한 에너지 과소비 성향을 바로잡고 에너지 절약을 유도할 혁신적인 정책과 인센티브(Incentive) 발굴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한국의 원유 의존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7개 회원국 중 단연 1위다. 에너지를 아끼고 절약하는 범국가적 대책강구는 두말할 필요도 없이 서둘러 시행해야 한다. 유럽연합(EU) 에너지 장관들이 최근 재생에너지 확대 가속화를 공언한 것처럼 현 상황을 에너지 전환의 계기로 삼는 지혜를 모아야만 한다.   박근종 성북구도시관리공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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