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동인 칼럼] 울진 산불 진화한 소방영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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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동인 칼럼] 울진 산불 진화한 소방영웅들
  • 원동인 SPR교육컨설팅 대표
  • 승인 2022.03.17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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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동인 SPR교육컨설팅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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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마침내 산림청장이 "울진 산불 주불을 진화했다"고 선언했다. 4일 오전 11시 17분 울진에서 산불이 난지 213시간 43분에 역대 최장기 산불로 기록된 울진·삼척 산불이 진화됐다. 총 9일간 계속된 이번 산불은 울진군 4개 읍·면, 삼척시 2개 읍·면이 잠정 피해 지역으로 확인 됐다. 주택 319채, 농축산 시설 139개소, 공장과 창고 154개소, 종교시설 등 31개소 등 총 643개소가 소실됐으며 축구장 2만9304개와 맞먹는 면적의 산림이 불에 탔다. 정밀조사가 이뤄지면 피해 규모는 더 커질 전망이다.
이번 산불 진화를 위해 전국의 모든 소방차가 출동했고 많은 헬기, 드론까지 동원됐다. 특히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산불재난특수진화대도 있었다. 이들은 소방청 소속이 아니다. 산림청 소속으로 대형 산불 앞에 가장 위험한 임무를 수행한다. 산림청 산불재난특수진화대는 국·사유림을 가리지 않고 광역 단위 산불 진압에 나선다. 소방관들이 마을로 내려오는 불을 막고 주민을 보호하는 것과 달리, 산불재난특수진화대 요원은 산속으로 들어가 불을 끈다. 야간작업 때는 큰불을 진압한 뒤 현장에서 눈을 붙인다. 바람이 잔잔해진 새벽이나 아침에 잔불을 정리하기 위해서다. 대형 산불 진화에 특화한 이들의 장비는 일반 소방관들의 것과 다르다. 주택 화재용 소방 호스는 굵고 짧지만, 도로에서 멀리 떨어진 산불을 진압하는 호스는 가늘고 길다. 1㎞ 이상 산속까지 들어갈 수 있다. 방독면을 하고 긴 호스를 두 손으로 꼭 잡고 산비탈을 타고 산속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산속 지형은 지역마다 다르고 나무 종류와 특성도 제각각이다. 산불을 효율적으로 끄기 위해서는 숲의 지형과 특성을 잘 알아야 하는데, 산불재난특수진화대는 여기에 최적화돼 있다. 산에서 내려오지 못하고 며칠간 야간작업에 매달릴 때도 많아 체력이 뛰어나야 한다. 대형 산불이 갈수록 잦아지는 추세여서 이들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언제나 그렇지만, 최전선 현장 직원의 처우는 열악하다. 2018년에 도입된 산불재난특수진화대의 신분은 10개월 단기 계약직이었다. 2020년부터 일부 인력이 정규직으로 전환됐다. 월 250만원인 임금은 5년째 그대이고 초과근무를 해도 수당은 없다. 산불 원인 중 99%는 사소한 부주의에 따른 인재(人災)이고 애써 가꾼 산림을 순식간에 태워버리는 대형 사고가 해마다 반복되고 있다. 이번 울진·삼척 산불 진화의 최전선에서 눈물겨운 노력해 주신 산림청 소속 산불재난특수진화대의 ‘소방영웅’에게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고생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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