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수율 문제 와중에 인텔 대규모 투자 발표
인텔-TSMC 파운드리 공조설도…삼성전자에 위협
[매일일보 이재영 기자]글로벌 반도체 파운드리 3파전 구도에서 인텔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신공정에서 수율 이슈를 겪는 터라 공격투자를 앞세운 인텔의 확장전략이 더 위협적으로 비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TSMC를 따라잡을 묘책이었던 3나노 파운드리 공정이 수율 문제를 겪고 있다. 퀄컴이 수율 문제로 삼성전자 3나노 공정에 맡겼던 생산물량을 TSMC로 이전한다는 소문도 흘러나왔다. 삼성전자는 최근 개최한 정기주주총회에서 이와 관련된 질문을 받고 퀄컴과 많은 부분에서 협력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사항은 함구했다. 3나노 수율에 대해선 5나노 이하 미세공정에선 물리적 한계가 있지만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있다며 초기 문제가 있었다는 점을 둘러서 표현했다.
이 가운데 인텔은 잇따라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하며 파운드리 시장 내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최근 2032년까지 총 800억유로(약 109조원)를 투자해 유럽 전역에 반도체 거점을 세우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독일, 아일랜드, 이탈리아 3개 지역 투자를 병행하며 광범위한 유럽 생산 네트워크를 형성하기로 했다. 앞서 인텔은 미국 오하이오 주에도 200억달러(약 24조) 규모 반도체 신공장을 건설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여기에 미국 내 1000억달러(약 240조) 추가 투자 계획까지 세우고 있어 중국의 반도체 굴기 같은 실탄공세를 방불케 한다.
인텔은 이같은 투자 계획에 미국의 반도체 주도권 탈환이라는 명분을 실어 자국 정부의 지원도 촉구하고 있다. 바이든정부가 신규 520억달러(약 63조원) 반도체 보조금 정책 도입을 추진하고 있어 현실화될 경우 인텔의 확장 전략은 날개를 달게 될 전망이다. 바이든 대통령도 이러한 인텔의 행보를 적극 지지하면서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내 미국의 부활을 꾀하고 있다. 미국은 과거 글로벌 반도체 생산 점유율이 거의 40%에 달했으나 최근 12%까지 추락한 상태다.
일각에선 인텔이 TSMC의 첫 3나노 공정에 자사 물량을 맡기면서 새로운 공조관계가 형성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애플이 파운드리 자생력을 TSMC 수준으로 끌어올릴 때까지 양사가 협력하는 구도다. 이는 3파전에서 삼성전자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
한편,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 4분기 세계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TSMC가 52%, 삼성전자가 18%를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새로운 첨단 나노 공정 비중이 커지면서 주요 고객사인 퀄컴을 상대로 기록적인 수익을 올린 것으로 파악된다. 전분기 대비 파운드리 매출이 15% 증가해 점유율도 1.1%포인트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