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대통령 집무실 이전 "뭐가 중한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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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기고] 대통령 집무실 이전 "뭐가 중한디"
  • 김인만 '김인만부동산연구소' 소장
  • 승인 2022.03.22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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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만 '김인만부동산연구소' 소장
김인만 '김인만부동산연구소' 소장
대한민국 제20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윤석열 당선인이 집무실 용산 이전을 발표했다. 국민들에게 청와대를 돌려주겠다는 대통령 공약을 이행하는 것으로, 문재인 대통령 공약이기도 했던 사안이고 대통령에게 지나치게 집중된 권한과 권위에서 벗어나는 노력을 한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해줄 수 있지만 우선순위와 타이밍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지금 대한민국에서 가장 중요한 우선순위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부동산 문제다. 이번 대선은 부동산 대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급등한 집값으로 인해 받은 상실감, 잃어버린 내 집 마련의 꿈, 감당할 수 없는 세금부담, 꽁꽁 얼어붙은 비정상적인 거래량 등 산적한 부동산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우선이다.
일관성 있는 주택공급 정책과 다주택자의 매물이 나올 수 있는 다주택 양도세 한시적 완화를 빨리 추진하고, 과도한 세부담을 완화시키기 위한 종합부동산세, 공시가격 조정, 도심 공급을 늘리기 안전진단, 초과이익환수 등 재건축, 재개발 정비사업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 아울러 실수요자의 주택구입을 지원하기 위한 LTV 완화 등 규제를 완화하되, 투기억제를 위한 수단도 같이 병행해야 하는 어려운 숙제를 풀기 위해 방향을 설정하고,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과 협의의 정치를 어떻게 풀어갈지 계획하고 준비해야한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 입장에서 중요하지도 않는 집무실 이전이 핫 이슈가 되고 있으니 답답하다. 대통령 집무실이 이전될 경우 현 청와대 인근 지역은 어떻게 될 것이며, 집무실이 이전될 용산은 어떻게 될 것인가? 청와대 주변지역은 보안 등의 이유로 건축물의 높이가 제한돼 있다. 보안이유가 없어진다 해도 고도제한이 풀리기는 어렵다. 인왕산 자락 자연경관보호구역과 경복궁 등 문화재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있어서 고층개발이 사실상 어렵기 때문이다. 서울시 조례에 따르면 자연경관지구 안에 건축물은 높이 3층 이하, 12m 이하여야 한다.
고도지구의 경우 서울시 도시관리계획에 따라 경복궁 주변은 15-20m 높이 제한을 받는다. 북촌의 지구단위계획은 16m 고도제한이 적용된다. 대통령 집무실이 이전돼도 현 청와대 주변 개발은 사실상 어렵다는 말이다. 청와대가 완전히 해체되는 것도 아니고 5년 후 21대 대통령이 다시 청와대를 사용할 수도 있다. 집무실 이전이 유력하게 거론되는 용산에 대해서는 추가 개발규제는 없을 것이라 말 하지만 이미 용산은 군사시설보호구역 규제를 받고 있어서 어차피 주변지역 개발은 요원하다. 오랫동안 군사시설로 묶여 불이익을 당했던 용산주민들은 다시 청와대 집무실이 들어온다는 소식에 뿔났다. 대통령 집무실 정문이 위치한 서빙고 일대 경의중앙선 지하화 등 혜택을 볼 수 있다는 기대도 있는데 집무실 이전하지 않고 서울의 지상구간 철도 지하화를 해주면 더 좋다. 대통령 집무실이 이전한다고 발전할 것이라는 기대감은 가지지 않는 것이 좋다. 세종시처럼 허허벌판에 행정기관 이전이 되면서 대규모 아파트, 생활편의시설, 교통 등 인프라가 함께 만들어지는 경우라면 모를까 용산처럼 이미 입지가 좋고 인프라가 다 갖춰진 지역에는 집무실 이전하지 않고 규제만 풀어주는 것이 더 좋다. 국민들에게 청와대를 돌려주겠다고 하는데, 국민들은 청와대가 아닌 내 집이 필요하다. 새 정부가 최우선 과제인 주택문제 해결에 더 힘을 쏟아주길 국민들은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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