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열 “산업과 연결된 대미 통상협력 필요”… 尹도 긍정 반응
바이든, 반도체 회의서 삼성 거론… 美무역대표는 SK 美공장 찾아
[매일일보 이상래 기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외교안보 핵심공약으로 ‘한미 동맹 재건 및 포괄적 전략동맹 강화’를 약속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핵심 경제정책이자 외교안보 정책인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윤 당선인이 적극 호응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23일 재계에 따르면 윤 당선인이 한미 동맹 재건을 내세운 만큼 양국의 경제협력이 강화될 것이란 기대감이 확대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한미 동맹 재건을 최우선으로 업무를 시작했다. 윤 당선인은 지난 10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통해 굳건한 한미동맹을 재확인했다. 이튿날인 11일 델 코소 대사대리를 접견했다.
인수위 구성도 한미 동맹 재건에 방점을 둔 인사라는 분석이 나온다. 인수위 외교안보 분과는 김성한 전 차관이 간사를 맡고 이종섭 전 국방부 합동 참모 차장이 위원으로 참여한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김 전 차관이 한미동맹 재건, 포괄적 전략 동맹 강화가 조속히 추진되도록 역할을 맡는다고 밝혔다. 실제 김 전 차관은 이번에 윤 당선인과 바이든 대통령과의 통화를 성사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합참 차장은 국방 전략과 한미 전문성을 겸비한 국방 관료다.
미국에서도 윤 당선인의 한미 동맹 재건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미 의회 산하기관인 의회조사국(CRS)은 최근 보고서에서 “선거 기간, 그리고 대통령선거에서 승리한 뒤 윤 당선인의 발언들은 여러 분야에서 전임자에 비해 미국과 더 부합하는 정책을 추구할 것임을 시사한다”며 “미국 의원들이 밀접하게 주시하는 여러 문제에 대해 한국의 새 정부가 미국과 더 일치할 수 있음을 예고한다”고 전망했다.
재계는 윤 당선인이 ‘한-미 동맹 재건 및 포괄적 전략동맹 강화’ 공약을 성공적으로 이행하기 위해서는 바이든 대통령의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적극 호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등의 산업 분야에서 미국 중심의 공급망 재편을 강하게 추진하고 있다. 구자열 한국무역협회 회장은 지난 21일 윤 당선인과 오찬 간담회에서 “최근 무역 질서가 미국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며 “특히 미국은 우리나라 기업에 전략적 투자처로 더 의미 있는 국가로 정부와 산업계가 긴밀하게 협력해 산업과 연결된 대미 통상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윤 당선인은 SNS에 “미래 인프라에 과감히 투자하고 글로벌 공급망을 관리해야 한다는 (경제인들의) 말씀도 제 평소 인식과 다르지 않았다”고 했다.
특히 반도체는 바이든 대통령의 최대 관심 분야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9일(현지시간) 반도체 공급망 회의를 직접 주재하기도 했다. 외국기업으로는 유일하게 삼성전자가 참석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삼성전자를 직접 거론하며 “삼성전자는 텍사스주에 170억달러 규모의 반도체 공장을 짓기로 했다. 이를 통해 2000개의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10주년을 맞아 미국 무역대표부가 미국 미시간 주 SK실트론 CSS공장 방문을 먼저 제안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캐서린 타이 대표는 “SK실트론 CSS는 한미 협력 최고 사례”라며 “이같은 파트너십은 보다 깨끗하고 지속 가능한 경제를 창출하는 동시에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방법을 보여주는 훌륭한 예시”라고 강조했다. SK실트론은 향후 3년간 3억 달러(약 3700여억원)를 투자해 미시간CSS 공장을 증설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윤 당선인이 한미 동맹 재건을 위해 미국 주도의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적극 호응할 수 있다”며 “우리나라 기업들의 미국 투자가 적극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