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학교폭력 혼자 고민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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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학교폭력 혼자 고민하지 마세요
  • 부산동부경찰서 여성청소년과 김상목 경장
  • 승인 2022.03.23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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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동부경찰서 여성청소년과 김상목 경장
부산동부경찰서 여성청소년과 김상목 경장
[매일일보] 인생에서 가장 빛나야 할 학창 시절을 고통으로 보내는 이들이 있다. 이들에게 '학교'는 '배움의 장'이자 '사회화의 공간'이 아닌, 고통과 두려움의 대상이다. 이들은 바로 '학교폭력 피해자'이며, 학교폭력이 이들에게 학교를 '가장 고통스럽고 가기 싫은 곳'으로 바꿔 놓았다. 신학기가 시작되면, 학교폭력 업무를 담당하는 필자에게 많은 상담 전화가 걸려온다. 친구 간 사소한 다툼부터 성인 범죄자들을 방불케 하는 학교폭력까지 상담하다 보면, 왜 이런 학교폭력이 발생하였을까 하는 생각이 들곤 한다. 학교폭력 가해자들이 학교폭력을 일으키는 이유는, 대부분 '그저 피해자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또는 '그냥 다른 친구들도 하니까 같이 했다'와 같은 어처구니없는 이유가 대부분이다. 이런 이유로 피해자의 학창 시절 또는 인생을 파멸로 치닫게 할 수 있는, 학교폭력이 발생한다는 사실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2011년 발생한 '대구 학교폭력 피해 중학생 자살 사건' 이후, 과거 학생들 간 발생할 수 있는 일쯤으로 치부되어왔던 학교폭력의 심각성을 사회 각계각층에서 인지하게 되었다. 그 결과 경찰에서 학교전담경찰관 제도가 도입되었고, 교육부의 학교폭력 감소를 위한 각종 노력으로, 물리적 학교폭력은 2011년 이후 많이 감소하였다. 하지만 저연령층의 스마트폰 보급 확산과 코로나로 인해 가상공간 활동이 늘면서, 학교폭력 양상도 물리적 폭력에서 사이버 폭력과 정서 폭력으로 변화하고 있다. 학교폭력 발생 비중에서 사이버 폭력과 정서 폭력의 비중이 늘면서, 과거보다 피해자들이 학교폭력에 노출되는 빈도가 잦아졌고, 가해자들은 별다른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고 학교폭력을 행사하는 환경이 되었다. 이런 환경의 변화로 학교폭력은 다시 증가하고 있지만, 학교폭력 피해자들은 '보복의 두려움' 및 '학교폭력 신고 시, 또래 집단에서 자신의 평판 하락' 등을 걱정하며 신고를 주저하고 있다. 이는 결국, 가해자가 더욱 악랄하게 피해자에게 학교폭력을 행사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학교폭력 피해자들은 학교폭력이 혼자 참으며 끙끙 앓는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님을 알아야 한다. '혼자'가 아닌 '같이' 고민할 때,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 학교폭력에 대해 전문적으로 상담하고 대처하기 위해, 117 학교폭력 신고센터가 24시간 운영되고 있다. 117 학교폭력 신고센터에서는, 학교폭력 전문 상담사가 법률 상담 및 관계기관 통보 등의 행정 업무를 하고 있다. 그러니 만약 학교폭력 피해를 당한다면, 117 학교폭력 신고센터를 적극적으로 이용하길 바란다. 그리고 전국 경찰서에서 학교전담경찰관 제도가 운영되고 있다. 학교폭력에 대한 사소한 고민이더라도, 학교전담경찰관에게 연락하여 함께 문제를 해결하였으면 한다. 그리고 경찰에서는 학교폭력 피해자와 가해자 간 관계를 개선하는 '회복적 경찰활동' 제도와, 피해자를 가해자의 보복으로부터 보호하는 '범죄피해자 안전조치' 등도 시행 중이니, 이런 제도도 학교폭력 피해자들이 참고하였으면 한다. 누누이 말하였지만, 학교폭력은 혼자 고민한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 학교폭력 피해자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 수 있는 기관과 제도들이 있으니, 이를 적극적으로 이용하여, 피해자들이 학교폭력으로 고통받지 않는 학창 시절을 보낼 수 있길 바란다.   부산동부경찰서 여성청소년과 김상목 경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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