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학동 4구역 조합, 조합원 총회에서 후분양 추진 결정
분양가상한제 충격 덜 목적으로 후분양 선택하는 단지도 늘어
[매일일보 최재원 기자] ‘광주 아파트 붕괴사고’이후 안전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후분양 아파트가 주목받고 있다.
24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광주 학동4구역 재개발사업조합은 지난해 12월 조합원 총회에서 후분양 추진을 결정했다. 조합 관계자는 “여러 변수가 있으나 사업은 차질 없도록 추진할 것”이라며 “공정률 70∼80% 즈음 진행하는 후분양 일정상 올해나 내년에는 일반 분양 계획이 없을 듯하다”고 말했다. 광주 학동 재개발사업지는 지난해 6월 철거중인 건물 붕괴사고로 17명의 사상자가 발생해 철거공사가 지금까지 중단된 곳이다.
정부는 지난 2018년 ‘장기주거종합계획’에서 ‘후분양 로드맵’을 마련해 후분양을 유도했으며, 이를 통해 임기 말까지 공공분양주택의 70%를 후분양으로 공급하는 등 단계적으로 도입한 뒤 이를 민간으로 확대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지난 2020년 들어서는 5·6대책을 발표하며 3기 신도시 등 수도권 공공택지에 사전청약을 도입했으며, 국토부는 사전 청약을 실시하는 건설사에 택지 우선 공급 등 인센티브를 부여하기로 했다. 아파트 후분양 로드맵을 백지화하고 사전청약으로 돌아선 것이다.
그럼에도 최근 들어 후분양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는 지난해 광주 학동 붕괴사고에 잉 지난 1월 광주 화정 아파트 붕괴사고에 따른 여파다.
후분양은 주택공정률이 60% 이상 진행된 후 수요자가 직접 주택 실물을 확인하고 분양받는 방식이다. 부실시공 발생 시 부작용과 미분양 위험 등을 오롯이 공급자가 지기 때문에 공급자의 자발적 안전 및 품질 관리를 유도할 수 있다.
아울러 분양가상한제 충격을 덜 목적으로 후분양을 선택하는 단지도 늘고 있다. 후분양을 해도 똑같이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지만 최근 공시지가 인상폭과 공시가격 로드맵에 따른 현실화율 제고로 인해 분양가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택지비를 높게 받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서울 서초구 신반포15차는 현재 일반분양을 앞두고 조합이 택지비 감정평가를 진행 중인데 평가액이 낮을 경우 후분양으로 돌리는 방안을 검토하기도 했다. 서초구 반포3주구도 현재 택지비로는 조합이 원하는 값을 받기 어렵다고 보며 후분양을 추진 중이다.
김헌동 SH 사장도 후분양 확대를 예고하고 나섰다. 기존 건축공정률 60~80% 시점 공급에서 90% 시점 공급으로 후분양을 강화하는 것이다.
김 사장은 “후분양을 실시하면 광주 아파트 붕괴사고와 같은 부실로 인한 문제가 생기지 않고 공기를 맞추느라 동절기에 무리한 공사를 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