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LCD 삼키고 세계 1위 오른 BOE…반도체만 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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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LCD 삼키고 세계 1위 오른 BOE…반도체만 건재
  • 이재영 기자
  • 승인 2022.03.27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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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구조조정한 LCD, BOE 10.5세대 팹 가동하며 석권
작년 펜트업 수요발 디스플레이 가격 오른 수혜 BOE가 흡수
중국 정부 디지털 인프라 투자 확대키로…장기적으로 반도체 굴기 전략 부활도 부담
중국 정부가 디지털 경제 전환을 촉진하기 위한 인프라 투자 확대 계획을 발표했다. 사진은 지난 7일 중국 베이징의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약칭 정협) 제2차 본회의 전경. 사진=연합뉴스
중국 정부가 디지털 경제 전환을 촉진하기 위한 인프라 투자 확대 계획을 발표했다. 사진은 지난 7일 중국 베이징의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약칭 정협) 제2차 본회의 전경.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이재영 기자]중국이 액정표시장치(LCD) 시장 물량전을 펼쳐 세계 평면 디스플레이 시장 1위로 귀결했다. 중국 정부는 올해 업무보고에서 디지털 경제 전환을 가속화하기 위한 인프라 투자 확대 방침을 밝혔다. 대규모 정책 자금을 수혈받는 중국 로컬 기업의 추격세가 국내 수출산업의 마지막 보루인 반도체까지 이를지 우려를 자아낸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디스플레이 시장은 액정표시장치(LCD)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로 양분돼 있으며 최근 프리미엄 제품 수요 확대로 인해 대형 및 중소형 OLED 시장이 성장하는 추세다. 하지만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KDIA)에 따르면 글로벌 디스플레이 패널 시장(금액 기준) 가운데 LCD 패널 비중이 2021년(3분기 누적) 약 73.1%에 달하고 있으며 점차 비중이 감소하는 추세지만 2022년~2028년까지는 60% 이상의 높은 비중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국내 기업이 LCD에서 철수하고 중국이 그 빈자리를 차지하는 전개 속에 세계 시장 점유율 경쟁에서 중국세가 매섭다.
실제 전세계 평면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작년 중국 BOE가 국내 기업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일본 마이나비뉴스가 최근 미국 DSCC(Display Supply Chain Consultants)에 의뢰해 매출 순위를 분석한 결과, BOE가 2020년 1위였던 삼성디스플레이 및 2위 LG디스플레이를 모두 제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옴디아가 조사한 TV용 디스플레이 점유율에서는 LG디스플레이가 작년 4분기 1위를 탈환했지만 1~3분기엔 2위에 머물렀다. 여기에 DSCC 통계는 스마트폰용 소형 디스플레이와 텔레비전용 대형 디스플레이 등을 모두 합친 종합 랭킹이다. DSCC는 작년 IT용 LCD 가격 상승 혜택을 BOE가 봤다고 분석했다. 대조적으로 한국 기업은 LCD 생산 능력 저하와 LCD 매출 감소 여파가 나타났다는 것이다. DSCC는 올해 매출 전망에 대해 LCD 중심 메이커는 TV나 IT용 패널 가격 하락의 영향을 받겠지만 BOE나 차이나스타 같은 중국 대기업은 생산능력이 증가해 매출 증가에 이를 가능성을 내다봤다. LCD에서 이탈한 삼성디스플레이는 물론 LCD 생산능력이 증가하지 않는 LG디스플레이를 비롯해 대만의 AUO, 일본의 샤프, JDI 등은 LCD 가격 하락에 따른 매출감소 요인도 존재할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 BOE는 10.5세대 생산설비 가동을 시작으로 대형패널 시장에서 생산성 및 원가효율성이 빠르게 개선돼 시장 가격 하락세를 불렀다. 그러다 2020년 발생한 코로나19 사태로 재택근무·원격교육 등의 비대면 문화가 확산되면서 모니터, 노트북 등 IT기기 구매수요를 촉진, 디스플레이 가격 반등까지 이어졌다. 이러한 가격 상승의 수혜는 국내 기업들이 LCD 시장에서 철수하거나 생산량을 줄이는 가운데 BOE가 독점하게 됐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우위를 보이는 소형 OLED 시장도 중국발 기류가 바뀌고 있다. 애플이 보급형 모델 시장에 진출하면서 BOE 등 중국 디스플레이 OLED 적용을 확대할 가능성이 커졌다. 업계는 이에 스마트폰용 OLED 시장도 LCD처럼 경쟁 강도가 상승할 것이 불가피하다고 본다. 아직 플래그십 스마트폰용 OLED는 국내 기업이 안정적 경쟁우위를 확보하고 있으나 양적 우위를 바탕으로 시장 영향력을 기르는 중국 업체의 추격은 잠재적 불안요소다. 중국 정부는 대규모 공적 자금을 바탕으로 이러한 테크 산업의 성공전략을 한층 가속화할 방침이다. 최근 올해 업무보고에서 디지털 중국 건설의 전반적인 전개 강화와 디지털 경제 발전 촉진 등의 내용을 담은 계획을 발표했다. 구체적으로 디지털 정보 인프라를 구축하고 5G의 대규모 응용을 추진하며 산업의 디지털 전환을 촉진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절강성, 베이징시, 허베이성 등 여러 지역이 프로젝트를 추진해 디지털 경제를 가속화했지만 이번 인프라 강화 계획을 통해 디지털 기술과 산업 융합, 생산 효율 향상, 자원배치 최적화 등 전반적인 체질 개선을 도모한다는 목표다. 중국 기업들은 이러한 정부의 인프라 투자가 정보통신산업의 국제경쟁력을 전면적으로 끌어올리게 될 것이라며 기대했다. 국내 수출 산업에 큰 위협이었던 중국의 반도체 굴기는 미국과의 갈등으로 인한 경제제재로 주춤한 상태지만 언제 재개될지 모른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작년 기준 중국의 반도체 자급률은 15.9%에 불과하다. 반도체의 해외의존도뿐만 아니라 제조를 위한 소재 및 장비 의존도도 높다. 이와 더불어 미국의 대중국 제재로 하이실리콘과 SMIC 등이 영향을 받고 있다. 이에 중국은 자국의 반도체 산업 육성에 나서고 있으며 국가 반도체 기금, 세제지원 등을 활용하고 있다. 중국의 ‘14차 5개년 계획 및 2035 중장기 목표’에서는 반도체를 중점 과학기술 분야로 선정하고, 특히 미국의 제재를 피하기 위해 중국의 약점이 되고 있는 설계 소프트웨어(EDA), 고순도 소재, 중요 제조장비 및 제조기술, IGBT, MEMS, 첨단 메모리 기술, SiC 및 GaN 등 3세대 반도체 개발에 힘을 쏟을 전망이다. 연구원은 “중장기적으로 반도체 산업은 무한경쟁에 돌입할 가능성이 크다”며 “국내 산업이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반도체 공급망상 필수불가결한 핵심기술(choke-point)을 선점하기 위한 R&D를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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