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개교 무산…2015년 3월 개교 예정
[매일일보 이창식 기자]전남지역 최초 외국인학교인 순천 메이플립 학교의 개교가 또 다시 늦춰진 것으로 보인다.2일 전남도 교육청과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에 따르면 당초 2013년 3월 개교 예정이었던 순천 신대지구 메이플립 외국인학교가 중국 당국의 엄격한 외환심사에 발목이 잡혀 1년간 개교를 연기한 데 이어 이번엔 부지소유권 문제로 또 다시 1년간 연기될 처지에 놓였다.
글로벌 교육재단인 메이플립재단 측이 자금조달의 선결조건으로 부지소유권 이전을 요구하고 나선 데 따른 것이다. 재단 총괄이사는 지난 4월 광양만청을 찾아 이같은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순천시는 외국인학교 설립문제 해결을 위해 태스크포스팀을 구성, 5개월째 운영중이다.
메이플립 학교는 당초 셔먼 젠(Sherman Jen) 재단 이사장이 미화 5500만 달러(한화 610억 상당)를 투입해 순천에코밸리가 무상제공한 9만9000㎡ 부지에 지난해 9월 개교할 예정이었으나 건축허가와 설립승인 절차가 늦어지면서 내년 3월도 1차 연기됐다.
그러나 젠 이사장이 중국내 개인재산 5500만 달러를 국내로 송금하는 과정에서 중국 외환당국이 2500만 달러에 대해서만 해외 송금을 허용하고 나머지 3000만 달러에 대해서는 추가 심의 등을 이유로 불허하면서 개교일은 또 다시 내년 4월로 연기됐다.
8∼10학년(중2∼고1) 정원 225명 규모로 우선 개교한 뒤 정원을 1000명까지 늘리려던 계획은 그러나 이번엔 부지소유권 문제에 발목이 잡혀 다시 한 번 1년간 늦출 수 밖에 없게 됐다.
광양만청 관계자는 "크고 작은 이유로 외국인학교 설립이 자꾸 미뤄지고 있다"며 "법령 검토와 의견 조율 등을 통해 외국인학교가 빠른 시일 안에 설립될 수 있도록 행정력을 모으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젠 이사장은 1995년 중국 대련에 첫 외국인학교를 설립한 후 현재 중국에서만 20여개 국제학교와 외국인학교를 운영 중이며, 전남 순천과 캐나다 밴쿠버에 분교를 준비 중이다. 메이플립에서 배출된 4000여 졸업생 가운데 50% 이상이 세계 상위 200위권 대학에 진학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전국적으로 외국인학교는 48개가 운영중이며 광주·전남에서는 1999년 3월 광주 북구 양산동에 개교한 광주외국인학교가 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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