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최지혜 기자] 전세가격 급등에 임차수요가 월세로 전환하고 있다. 수요 증가에 월세가격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어 주거안정에 적신호가 켜졌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계약갱신청구권을 이미 사용한 전세 임차인들이 신규 계약을 월세로 전환하면서 수요가 급등하고 있다. 금리인상 영항으로 전세대출의 금융부담이 늘어난 영향도 작용했다.
서울 임대차 시장에서는 월세가 전세 거래량을 추월했다. 직방이 법원 등기정보광장 통계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1~4월 서울지역 임대차계약 가운데 월세 비중은 51.6%로 조사됐다. 월세 비중은 2019년 41.0%, 2020년 41.7%, 2021년 46.0%로 높아져 처음으로 전세를 추월했다.
최근 금리가 꾸준히 상승하면서 자금 마련이 어렵거나 대출이자가 월세보다 높아지는 등의 이유로 임차인들의 월세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월세를 받고자 하는 임대인 수요와 맞물려 월세 거래가 증가했다는 것이 직방의 분석이다.
특히 30대 월세 임차인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30대 임차인 비율은 35.12%를 기록하며 지난해 30.72%에 비해 4.4%p 늘었다. 반면 50대 이상 임차인 비율은 23.64%로 2019년 31.83%, 2020년 29.73%, 2021년 27.84% 등 해마다 감소하는 추세다. 대출 규제 등으로 자금 마련이 어려운 젊은층 주택수요가 매매보다는 임차시장으로 유입된 것으로 분석된다.
수요 증가에 월세가격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전세수요가 월세수요로 전환된 결과로 분석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주 전국 주택종합 월세가격은 0.15% 오르며 전월(0.14%) 대비 상승폭이 커졌다. 수도권과 지방도 각각 0.17%, 0.14% 오르며 전월보다 높은 상승세를 보였다.
이와 달리 수도권 전세가격은 하락 추세다. 지난주 서울 전세가격은 전주 대비 0.04%, 수도권으 0.03% 내렸다. 한국부동산원은 "금리인상 등 영향으로 서울의 전세수요가 감소했다"며 "반면 높은 전세가 부담과 전세대출금리 인상 등으로 월세 수요가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4년간의 임차기간이 끝난 후 신규 계약을 체결하려는 세입자들이 월세를 선택하는 비중이 증가한 것으로 풀이한다.
김태섭 주택산업연구원은 “최근 전세가격이 급등하며 세입자의 주택 임대 여력이 떨어졌다”며 “신규 계약을 체결하며 급등한 가격을 감당하지 못하는 세입자는 입지나 형태 측면에서 주거 질이 낮은 주택을 구하거나 월세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이어 “임대인도 시세대로 전셋값을 올리고 있으나 세입자가 구해지지 않으면 월세로 전환한 매물을 내놓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아름 직방 빅데이터랩 매니저는 “최근 금리가 오르며 자금 마련이 어렵거나 대출이자가 월세보다 높아지는 경우가 나오며 임차인들의 월세 선호도가 높아졌다”며 “특히 주거비 경감과 안정적인 임차계약을 위한 공급 등을 위한 제도적 뒷받침 등 임차인의 주거 안정을 위한 정책 고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도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