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김아라 기자] 오는 21일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에서 한미 방산 무역 불균형 해소에 대한 실마리를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난 수십년간 한미는 끈끈한 교류를 해왔다. 하지만 방위산업에서는 우리가 미국 무기만 수입하는 일방통행식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0년간(2011~2020년) 방위사업청의 해외 무기 총도입액 약 35조3000억원(계약 기준) 중 81%인 28조6000억원이 미국산 무기였다. 방위비 분담금 9조3000억원 외에도 국내 기업들이 무기 생산을 위해 직도입한 부품과 기술료, 정비비 등을 합치면 미국에서의 무기 도입 규모는 최소 55조~60조원에 이른다. 올해 국방예산 54조6000억원보다도 많다. 반면 한국의 대미 무기 수출액은 약 8조원에 불과하다. 매년 5조~6조원씩 적자가 발생하고 있다.
한미 간 방산 무역의 질적 불균형은 더욱 심각하다. 우리나라는 미국으로부터 고부가가치·최첨단·완제품 형태로 각종 전투기·무인기·미사일 그리고 핵심 부품·기술 등을 대규모로 수입한다. 반면 대미 주 수출품목은 저부가가치·소규모·저기술 위주의 탄약, 군용기 기체 부품 등이다. 부품도 기술 이전을 하거나 무기 수입에 따른 반대급부로서 이행되는 수입절충교역 형태다.
한국 방산기업이 이미 최첨단 무기만을 선호하는 중동·선진국 시장에서 유도 무기 등의 완제품 수출에 성공하며 제품 경쟁력을 증명했음에도, 미국에 완제품 수출 실적이 거의 전무한 상태다.
한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일 한국을 먼저 찾은 것은 동북아 안보와 세계경제에서 한국이 그만큼 중요해졌다는 점을 시사한다. 더욱이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방한 주요 의제 중 하나가 ‘안보’인 만큼, 이번 회담에서 우리 정부가 방위산업을 외교로 풀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안영수 한국항공전략연구원장은 “한미 동맹관계가 기존 대북 중심의 군사·외교적 동맹을 넘어 동북아시아 안보 균형자 역할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국방의 근간인 방산 분야의 상호 시장·제품·기술 공유를 통한 협력과 고도화가 매우 시급하다”면서 “최첨단 제품은 계속 수입하되, 우리가 글로벌 시장에서 호평받고 있는 단거리 유도무기·장갑차·함정·경전투기, 전투 지원 장비 등 각종 완제품수출이 가능하게 정부 간 협의가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현호 밀리돔 대표도 “미국산 무기만 사는 것이 아니라 동맹이 개발한 미국보다 뛰어난 무기를 미군이 사용해 서로의 능력을 끌어올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