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서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하위변종 확인
올해 하반기 유행 전망…유효한 국산 백신·치료제 없어
[매일일보 이용 기자] 국내에 새로운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유입되면서 정부와 기업이 국산 백신·치료제 개발 역량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방역 당국에 따르면 제주에서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의 하위변종 BA.2.12.1과 BA.4가 처음 확인됐다. 해당 변이가 기존 바이러스에 비해 중증도가 높다는 사실은 확인할 수 없지만, 유효한 국산 백신과 치료제 또한 없어 국민 우려가 커질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새 변이의 전파력이 기존 변이보다 높은 만큼, 올 하반기쯤 국내에 재유행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중구의 한 공공의료기관 의료인은 “지난해 델타 변이, 올해 3월 오미크론 변이 등 변이종이 출현한 시기마다 국내 확진자가 크게 늘었다”며 “사회적 거리두기 전면 해제와 실외 마스크 미착용 허용으로 일단 바이러스가 유입되면 순식간에 전파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의료계는 새 변이종이 유행하는 해외에서도 치명률이 높지 않은 만큼, 사회적 페닉에 빠질 수준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다만 백신의 예방 효과 감소 특성을 고려하면 확진자 폭증으로 사회가 혼란에 빠지기 전 정부가 서둘러 백신·치료제 보급 계획을 정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문제는 현재 새 유행이 시작된다면 또다시 글로벌 기업에 의약품을 의존해야 하는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국내는 BA.2.12.1과 BA.4는 물론 스텔스 오미크론마저 감염 사례가 부족해 현재 개발 중에 있는 백신·치료제와의 연관성을 확인하기 힘든 실정이다.
반면 글로벌 기업의 백신과 치료제는 국내외에서 객관적인 효능을 입증하고 있는 추세다.
질병청은 최근 미국 화이자의 팍스로비드와 머크의 몰루피라비르가 BA.1, BA.1.1, BA.2에 대응 가능하다고 밝혔다. BA.2.12.1는 BA.2의 변이종인 만큼, 적어도 해당 변이에는 유효할 것으로 예측된다.
미국 FDA는 5~11세 어린이를 위한 화이자 백신 부스터샷 접종을 지난 18일 승인했다. 미국 로스엔젤레스타임스는 기존 백신의 부스터샷 접종이 효과를 보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미국 모더나는 “올해 가을까지 오미크론과 다른 변이로부터 보호할 새 부스터 백신을 대량으로 보유할 것으로 확신한다”며 변이 맞춤형 백신을 올해 내에 출시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반면 국내에는 SK바이오사이언스 외에는 아직 백신 출시에 근접한 기업은 없다. 국산 치료제 출시 일정도 요원한 상태다.
특히 치료제 분야에서는 셀트리온과 SK바이오사이언스가 스텔스 오미크론을 포함해 모든 변이에 대응 가능한 치료제·예방제 효능을 확인했지만, 구체적인 상용화 일정은 잡히지 않았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국내사의 백신·치료제 개발 역량이 미국에 비해 모자란 것은 사실이다. 대부분 임상 단계에 머물러 있어 상용화를 논할 수준은 아니다”라며 “미국 정부가 재유행을 대비해 자국 기업의 의약품 수출을 통제할 우려가 있다. 정부도 이를 대비해 추가 접종 계획을 세우고 적극적으로 각 기업의 백신·치료제 개발 지원에 나설 계획”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