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 "중소·벤처기업, 경제 중심 만든다" 강조
중기업계, 최저임금 등 비현실적 노동규제 완화 촉구
노동계 "중기기피, 최저임금 탓 아냐" 친기업적 정책 비판
[매일일보 이용 기자] 윤석열 정부의 중소·벤처기업 육성정책이 중소기업과 노동계간 갈등 도화선이 됐다.
중소기업들은 윤 대통령의 정책이 업계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기대하고 노동정책 유연화를 요구하고 있다. 반면 노동계는 중소기업 성장에 초점을 맞춘만큼 노동자의 희생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에 반발하고 있다.
23일 청와대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은 국정과제로 "중소·벤처기업이 경제의 중심으로 서는 나라를 만들겠다"며 중소기업 육성에 필요한 정책 마련을 예고했다.
중기업계는 이전 정권부터 성장을 위해 노동계 쪽으로 치우쳐 있는 노동정책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지난 18일 개최된 기획재정부장관-중소기업중앙회 간담회에서 김기문 중기중앙회 회장은 “최저임금, 주52시간, 중대재해처벌법 등 현실에 맞지 않는 노동규제를 풀어주길 바란다”고 정부에 요청했다.
그러나 노동계는 하루 전인 17일 기자회견을 통해 윤 정부가 추진하는 최저임금 업종별 구분(차등) 적용을 규탄했다.
이정희 민주노총 정책실장은 “코로나로 심화한 불평등과 양극화 해소를 위해 최저임금 수준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요구되는 시점에 불필요한 업종별 구분 적용 논란이 다시 제기되고 있다”고 했다. 여기에 일부 의원들이 최저임금법상 업종별 구분 적용 조항을 삭제하는 법안을 추진하겠다고 맞서는 형국이다.
중기업계는 노동정책 완화 정책이 다수당의 입법권 행사로 무산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경기 안성의 제조업체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도 중소기업 중심으로 경제를 살리겠다며 소득주도성장을 내세웠지만 노동정책에 발목이 잡혔다”며 “과도한 인건비 부담에 채용시장은 얼어붙었고 채용절벽에 직원들의 노동강도만 높아졌다”고 비판했다.
노동계는 최저임금 차등 적용이 최저임금제도 취지에 맞지 않고, 오히려 일부 분야가 저임금 업종으로 낙인찍혀 기피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반박했다.
서울의 한 구직자는 “구직자들이 중기를 선택하지 않는 이유는 낮은 복지 수준과 일부 사업주가 직원을 소모품으로 보는 탓”이라며 “복지는 기대도 안 하니, 그나마 급여라도 충분해야 중기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