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조현경 기자] 5년만의 정권교체 직후 치러진 6.1 지방선거 민심은 ‘국정 안정’과 ‘정권 견제’ 사이에서 ‘국정 안정’을 선택했다.
1일 실시된 제8회 지방선거는 2일 오전 6시 개표 결과 기준, 전체 17개 광역단체장 가운데 국민의힘이 12곳, 더불어민주당이 5곳에서 승리했다. 이 가운데 경기도지사 선거는 국민의힘 김은혜 후보가 근소하게 앞서가다 2일 새벽 5시30분께를 전후해 뒤집혀 더불어민주당 김동연 후보가 승리하는 대역전극이 펼쳐졌다.
12대 5라는 성적표는 앞서 4년 전 실시된 제7회 지방선거 결과와 비교할 때 민주당에 대한 민심의 심판이라고 평가해도 무방할 정도의 결과다.
4년 전 2018년 제7회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은 전체 17개 광역단체장 가운데 대구시장·경북도지사(자유한국당, 국민의힘 전신)와 제주도지사(무소속) 3곳을 제외한 14곳을 차지하는 역대 최대 압승을 거뒀다. 민주당은 이와 함께 기초단체장과 지방의회까지 장악, 보수진영에 최악의 참패를 맛보게 했다.
보수에 대한 민심의 심판은 2년 뒤인 2020년 21대 총선으로 이어져 민주당은 또 다시 유례없는 대승을 거뒀다. 2016년 20대 총선, 2017년 19대 대선까지 4연승이었다.
하지만 승리에 취한 민주당의 오만은 민심의 역풍을 자초했다. 민주당의 입법 독주와 부동산 정책 실패,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논란 속에 치러진 2021년 4.7 재보선에서 국민의힘은 서울시장과 부산시장을 탈환했다.
이어 2022년 3.9 대선에서 5년 만에 정권교체가 이뤄졌다. 하지만 민주당은 0.73%포인트 차 역대 최소 표차 패배에 ‘졌지만 잘 싸웠다’는 분위기가 팽배했고, 반성이 아닌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을 밀어붙였다.
민주당 대선후보였던 이재명 전 경기도지사가 조기 등판해 연고가 없는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평가된다. 명분도 반성도 없는 출마였기 때문이다.
그 결과, 대선 84일 만에 치러진 이번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은 대선과 비교할 수 없는 패배에 직면했다. 0.73%포인트 차 패배는 이제 역대급 참패로 변했다. 더욱이 4.7 재보선 이후 3연패다.
이에 더해 민주당은 이번 선거 기간 정권견제론을 내세워 국민의힘의 국정안정론에 맞섰지만 지지층조차 이에 호응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지방선거 투표율은 4년 전 지방선거 투표율(60.2%)보다 9.9%포인트 낮은 50.3%로 잠정 집계됐다. 민주당의 텃밭인 호남의 광주(37.7%)는 전국 최저 투표율을 기록했고, 격전지로 지지층 결집을 호소한 경기(49.7%), 충남(49.4%) 역시 저조한 투표율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