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조민교 기자] 정의당이 지난 대선에 이어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저조한 득표수를 기록하는 등 존재감 부각에 실패했다. 텃밭인 광주 전남에서조차 바닥난 민심에 '존폐 위기'에까지 놓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도부는 결과에 책임을 지고 총사퇴하며 "바닥부터 다시 시작하겠다"고 했다.
여영국 정의당 대표는 2일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관리대책위원회 해단식에서 "당원 여러분 정말 죄송하다. 정의당이 큰 힘이 되지 못해 너무 죄송하다는 말씀을 전한다"라며 "진보정당을 처음 시작하는 마음으로 돌아가서 바닥부터 다시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제8회 지방선거 개표 결과 정의당은 이번 선거에서 전국 17개 광역단체장 선거구 중 서울·경기·인천·대구·부산·경남·광주 등 7곳에만 후보를 냈지만, 당선자를 배출하지 못한 채 광역의원 1명, 기초의원 7명 당선에 그쳤다. 이는 원외정당인 진보당(기초단체장 1명, 광역의원 3명, 기초의원 17명)보다 좋지 못한 결과다.
특히 정의당은 텃밭인 광주, 전남에서 보수 정당인 국민의힘보다 낮은 득표율을 기록했다. 광주시장 선거에서 정의당 장연주 후보는 4.71%의 낮은 득표율을 기록해 2위를 한 국민의힘 주기환 후보에게도 11.19% 포인트나 뒤쳐졌으며, 전라남도의원 비례대표 정당 득표율에서도 7.41% 득표율에 그쳐 국민의힘 14.11% 대비 6.7% 포인트나 뒤쳐졌다.
정의당의 참패 요인으로는 대선 후 3달만에 치러진 선거라는 점, 거대 양당 심화 등 상황적 요인이 꼽힌다. 그러나 정의당의 당론과 정면으로 부딪치는 잇따른 성추문 등 당의 행보도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심상정 의원을 뒤이을 당내 스타가 없다는 '인물 부재론'과 대중정당으로서의 정책이 부족하다는 지적 역시 정의당의 오래된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