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김정인 기자] 북한이 2년 만에 남측을 겨냥해 ‘대적투쟁’을 명시하고 대남 총책을 포함한 대외 라인도 정비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겸 노동당 총비서는 “강대강 정면승부”를 선언하며 국방력 강화 목표를 앞당기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향후 7차 핵실험에 이어 강경한 대남 공세가 예상된다.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매체에 따르면, 김 총비서는 지난 8∼10일 진행된 노동당 중앙위 제8기 제5차 전원회의 확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우리의 국권을 수호하는 데서는 한 치도 양보하지 않을 우리 당의 강대강, 정면승부의 투쟁원칙”을 재천명했다.
특히 그는 “오늘 우리 국가의 안전 환경은 매우 심각하며 주변정세는 더욱 극단하게 격화될 수 있는 위험성을 띠고 있다”며 “이 같은 정세는 우리로 하여금 국방력 강화를 위한 목표 점령을 더욱 앞당길 것을 재촉하고 있다”고 했다.
이는 지난해 1월 제8차 노동당 당대회에서 천명한 핵무기 등 전략무기 개발 계획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김 총비서가 7차 핵실험을 결정할 가능성은 더욱 높아졌다. 다만, 북한 매체들은 이번 회의에서 7차 핵실험 관련 논의가 있었는지 여부는 일체 전하지 않았다.
북한은 이번 회의를 통해 향후 대남 공세를 강화하겠다는 의도도 내비쳤다. 조선중앙통신은 회의 결론 부분에서 “대적투쟁과 대외사업 부문에서 견지하여야 할 원칙들과 전략 전술적 방향들이 천명됐다”고 전했다.
북한이 ‘대적투쟁’을 명시한 것은 지난 2020년 6월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언급한 이후 2년만이다. 당시 북한은 김여정의 대적투쟁 언급 직후 남북 통신연락선을 차단하고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한 바 있다.
북한은 또 이번 회의에서 대남 총책인 통일전선부장을 김영철에서 리선권으로 교체하고, 외무상에 최선희를 승진 발령했다. 보다 젊은 리선권을 대남 공세의 선봉장으로 삼고, 최선희를 앞세워 대중국·대러시아 외교를 강화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