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물가 위기 대응 위해 안간힘...국회는 불구경
21일 박순애·김승희 청문보고서 재송부 요청키로
[매일일보 조현경 기자] 19일로 3주째 국회 공백 상태가 계속되면서 시급한 민생 입법이 방치되고 있다. 또 윤석열 정부 출범 한 달이 지났지만 인사청문회 지연으로 내각 구성을 마무리하지 못하면서 국정운영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국회 공전이 계속되면서 시급한 민생 법안은 뒷전으로 밀리고 있는 상황이다. 법사위원장을 두고 여야 대치가 길어지면서 국회의장 선출과 상임위원장 배분이 늦어지면서 국회가 셧다운 됐고 이에 따라 법안 심사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현재 계류 중인 법안은 1만801건에 달하고, 여기에는 ‘유류세 100%감면’ 법안(교통·에너지·환경세법 일부개정법률안 및 개별소비세법 일부개정법률안)과 화물연대가 요구하는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 법안(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과 임대차 3법(주택임대차보호법 일부개정법률안) 등이 포함돼 있다.
특히 유류세와 관련, 이날 정부는 마지막 남은 카드인 탄력세율 조정을 통해 현행법이 허용하는 최대 폭 인하에 나섰지만 급격한 유가 오름세로 인해 얼마나 체감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 미지수다. 이에 법 개정을 통해 추가적인 인하 여지를 열어두는게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편 여야 대치가 이어지면서 국무위원 인선도 차질을 빚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오는 21일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와 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재송부해달라고 국회에 요청할 방침이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달 두 후보자의 인사청문요청안을 국회에 제출했고 국회는 오는 20일까지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정부에 제출해야 하지만 원구성 협상 난항으로 청문회를 진행할 수 없어 시한을 맞추기 어려움에 따라 재송부를 요청하기로 한 것.
박순애·김승희 후보자는 각각 음주운전 이력과 부동산 갭 투자 논란, 로비스트 활동 의혹 등을 받고 있어 장관 자질에 문제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으나 국회 파행에 검증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런 의혹에도 불구하고 청문회 없이 윤 대통령이 장관 후보자 임명을 강행할 경우 정국이 더욱 급속하게 냉각돼 갈등 국면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다.
이에 윤 대통령은 일단 절차는 마쳐둔 채 국회 청문회가 열리기를 기다리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국회에 대한 압박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편, 원구성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지면서 더불어민주당 강경파 일각에서는 의장단 단독 선출안 등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대통령 선거, 지방선거에서 연패를 한 상황에서 과반수 의석을 내세우며 의결한다면 ‘거대 야당 프레임’에 따른 민심을 잃을 가능성이 있어 조심스러운 상황이다.
또 국민의힘도 정부 출범 후 한 달이 지났지만 초대 내각을 완성하지 못하며 후반기 국회에서 집권당으로서 성과를 낼 필요가 있다는 부담감을 가지고 있다.
이에 이달 내 원구성 협상이 타결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