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SR 비웃는 ‘40년 주담대’ 2금융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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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SR 비웃는 ‘40년 주담대’ 2금융 확산
  • 홍석경 기자
  • 승인 2022.06.28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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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캐피탈, 다음달 중 주담대 만기 35년→40년 확대
삼성생명·삼성화재 등 보험사도 주담대 만기 연장 동참
만기 연장 통해 대출 한도 확보…가계부채 억제 취지 무색
DSR 규제를 회피하기 위한 만기 40년 이상의 초장기 주담대 상품이 2금융권으로 확산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 한 은행에 내걸린 대출 현수막. 사진=연합뉴스.
DSR 규제를 회피하기 위한 만기 40년 이상의 초장기 주담대 상품이 2금융권으로 확산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 한 은행에 내걸린 대출 현수막.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다음달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강화를 앞두고 만기 40년 이상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이 보험사와 캐피털 등 2금융권으로 확산하고 있다. 대출 만기가 길어지면 매달 상환해야 하는 원리금이 줄면서 전체 대출 한도를 늘릴 수 있다. 다만 이를 두고 가계부채를 억제한다는 DSR규제 본연의 취지가 무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28일 업계 따르면 현대캐피탈은 이달 말 위험관리운영위원회에서 40년 만기 주담대 상품의 리스크를 점검하고 다음달 중 주담대 만기를 35년에서 40년으로 확대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 10월 금융당국이 발표한 가계부채 관리 강화 방안으로 캐피털사의 업권별 평균 DSR 기준치는 올해부터 기존 90%에서 65%로 낮아졌다. 다음달부터는 총대출액이 1억원을 초과하는 대출자는 모두 차주별 DSR 규제를 적용받는다. 이런 상황에서 대출 만기가 길어지면 매달 상환해야 하는 원리금이 줄면서 전체 대출 한도가 늘어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삼성생명·삼성화재 등 보험사들도 주담대 만기 연장에 나서고 있다. 한화생명은 이달 중 40년 주담대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교보생명과 현대해상도 관련 상품 출시를 검토 중이다. 신한라이프 역시 올해 3분기 중 40년 만기 주담대를 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해당 상품의 이자, 한도 등 개발 작업에 돌입했다. 앞서 지난달 10일 삼성생명이 처음 출시한 이후 지난달 27일엔 삼성화재, 지난 2일에는 KB손해보험이 상품을 출시했다. 보험사 등 2금융권의 경우 DSR규제가 50%로 은행에 비해 10%p 정도 여유가 있다. 금리 적용시점도 은행들의 경우 대출이 발생 되는 시점의 금리를 적용하고 있으나, 보험사는 대출 접수 시점의 금리를 적용한다. 보통 대출은 자금 필요 시점 한 달, 두 달 정도 전에 미리 신청하기 때문에 금리가 상승하는 시기에는 보험사 상품이 유리할 수 있다. 일각에선 장기 대출이 가계부채를 억제하려는 DSR 취지와 어긋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보험사들이 취급한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2020년 말 48조636억원에서 2021년 말 50조9007억원으로 5.9%(2조8371억원) 증가했다. 올해 들어 주택시장이 다소 침체한 가운데서도 대출액 증가 추세는 지속되고 있다.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등 생명보험사 ‘빅3’가 취급한 주담대 잔액은 2021년 12월 말 28조5583억원에서 올해 3월 말 기준 28조9179억원으로 1.3%(3596억원) 늘었다. 대출 기간이 길어지는 만큼 차주의 이자가 늘어난다는 것도 부담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자이언트스텝과 한국은행의 후속 조치를 고려하면 보험사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7%를 돌파할 가능성이 커졌다. 현재 교보생명의 ‘교보프라임Hybrid모기지론(3년고정후 6개월변동)’의 금리 상단이 6.38%를 기록했다. 직전 달 평균 취급 금리가 5.09%였던 점을 고려하면 한 달 새 1%p 넘게 상승했다. 푸본현대생명의 푸본현대생명 주택담보대출은 5.66%, 한화생명의 ‘홈드림모기지론(변동금리)’는 5.54%를 기록했다. 이밖에 삼성생명의 주담대 상품 금리를 보면 고정형 상품의 최고금리는 7.04%, 5년 고정형 상품은 6.64%, 최저금리는 3.5%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장기 대출 출시로 인해 결과적으로 DSR규제가 완화된 셈이 됐다”며 “실수요자를 위한 것으로 해석되는데, 그간 가계부채 건전성을 강조하며 대출을 강하게 묶어 왔던 금융당국 기조와 정반대 분위기”라고 했다.

담당업무 : 보험·카드·저축은행·캐피탈 등 2금융권과 P2P 시장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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