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이광표 기자] 금리 인상 여파가 2금융권에도 직격탄이 되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28년 만에 기준금리를 한번에 0.75%포인트(p)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결정했고, 한국은행도 다음달 금통위에서 '빅스텝(0.5%p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하면서 보험사와 카드사는 자금조달에 비상이 걸렸다.
카드업계는 여전채 금리가 들썩이며 수익성 악화를 걱정하고 있다.
28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지난해에만 해도 1%대 수준에 머물던 여전채 3년물 금리는 이달 들어 4%대로 올라섰다. 여전채 금리가 4%대를 뚫은 것은 지난 2012년 4월 이후 약 10년 만이다.
문제는 여전채 금리가 뛰면 그 상승분을 고스란히 비용으로 감당해야 하는 카드사들의 '자금조달 부담'과 '수익성 악화'가 가중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카드사들은 자본조달 루트를 다양화하기 위해 CP(기업어음), 해외조달 등의 비중을 늘리는 추세다. 금감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비씨카드를 제외한 7개 전업카드사의 만기 1년 이내 CP, 전자단기사채 발행액은 38조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과 비교하면 62% 증가한 수치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기준금리 상승에 영향을 받아 조달금리가 올라가는 움직임이 지속되면 카드사 유동성에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며 "카드사의 조달금리 상승이 비용상승과 1대1로 전가되는 구조가 아니기 때문에 비용이 증가하면 수익성 악화가 더욱 가중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보험업계도 '비상'이다. 금리 인상은 보험업계 수익성 측면에서 호재지만, 자본건전성 측면에선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금리가 높아지면 보험사의 재무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비율(RBC)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 건전성 비율을 일정 수준 이상 방어해야 하는 보험사들은 후순위채 등 채권을 발행해 자본을 조달하고 있다. 여기에 새 국제회계기준(IFRS17·K-ICS)이 당장 내년부터 도입되는 데다 금융당국의 자본건전성 관리 요청까지 겹치면서 올해 들어 보험사들의 자본확충 움직임이 분주해지고 있다.
이달에만 △한화생명(후순위채 4000억원) △KB손해보험(지속가능채권 2860억원) △교보생명(신종자본증권 5억달러) 등이 재무건전성 개선과 IFRS17에 선제적 대응을 위해 자본성증권을 발행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이례적으로 급속도로 오르고 국채금리도 이에 연동돼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며 "보험사의 채권 투자 비중이 높아 수익성에는 우호적인 환경이지만, 건전성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보험사들이 선제적으로 자본확충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