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FDA, 기존 백신 효과 없어 "변이종 특화된 백신 개량 권고"
정부, 외국 백신 의존도 높아…국산 백신, 변이종 대응 확인 안돼
[매일일보 이용 기자] 코로나19 변이종 BA.4와 BA.5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자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 유행 변이용은 기존 백신을 활용한 부스터샷이 효과가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6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국내에서 BA.5가 우세종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지난 6월 5주부터 지난 2일까지 BA.5의 검출률은 24.1%로 전주 대비 16.6% 상승했다. 기존 변이종인 BA.2는 24.2%로 전주 대비 8.5%포인트, BA.2.3은 39.5%로 11.6%포인트 하락했다. 해외유입 검출률은 BA.5가 49.2%로 전주 대비 16.4% 상승하는 등 국내에 빠르게 유입되는 중이다.
전문가들은 올가을 BA.5를 중심으로 코로나19 국내 재유행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으며, 하루 확진자가 20만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재유행 우려에 세계 각국은 물론, 한국 정부도 전 국민 대상 코로나19 백신 부스터샷 접종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문제는 기존 백신으로 추가 접종을 받아도 예방 효과를 기대할 수 없는 점이다.
최근 하버드대 부속병원 연구팀은 BA.4와 BA.5 변이가 기존 백신과 감염으로 생긴 항체를 회피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영국보건안전청 또한 BA.4와 BA.5는 BA.2에 비해 35.1%나 더 빠르며, 감염 후 백신에 의한 면역을 회피하는 성질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화이자가 최근 발표한 최신 오미크론 백신 임상 2·3상 결과에 따르면, BA.1 표적 1가·2가 백신의 중화항체 반응은 우세했지만, BA.4와 BA.5에 대해선 면역반응이 BA.1의 3분의1 수준으로 떨어졌다.
모더나의 2가 부스터 백신 후보 물질의 경우, BA.4와 BA.5에 대해서는 BA.1에서 보인 효능 수치보다 3배 낮았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올가을 추가접종 계획에 앞서 BA.4와 BA.5 변이에 맞춘 항원을 새로 포함하도록 백신 제조사들에게 권유한 상태다.
FDA의 권유로 화이자와 모더나 등의 새 백신 공급이 늦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앞서 화이자는 10월경 미국 정부에 코로나19 백신 1억500만회분을 추가 공급할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개량 작업에 착수할 경우 더 늦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산 백신 공급 일정이 뒤로 미뤄지면서 해외사 백신 의존도가 높은 국내에서는 재유행을 앞두고 사실상 방역체계 정비 외에는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SK바이오사이언스가 개발한 국산 1호 백신 ‘스카이코비원’이 식약처의 승인을 받고 올가을 부스터샷으로 활용될 예정이지만 아직 BA.5 대응 역량이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오유경 식약처장은 "스카이코비원은 화이자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 같이 우한주를 대상으로 개발됐다. 오미크론에 효능이 있는지는 아직 연구가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식약처는 최근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이 '부스터샷' 전용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할 때 고려해야 할 사항을 개정, 배포했다. 다만 SK바이오사이언스 외 다른 국내 백신 제조사의 성과는 없는 만큼, 해외 제약사·기관의 동향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다.
현재 스카이코비원 외 국내에 허가된 백신은 노바백스, 모더나, 아스트라제네카, 얀센, 화이자 등 해외사 백신들이다. 화이자와 모더나는 올가을 재유행을 대비해 백신 개량을 진행 중이며, 노바백스는 4분기경 BA.4·BA.5 변이를 대상으로 한 백신을 공급할 예정이다.
중구의 공공의료기관 의료인은 “BA.5가 이제 막 유행하고 있어 국내 기업이 단시간 내 확진자를 대상으로 백신 효능을 찾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적어도 올해 말 하위변이에 특화된 해외사 백신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 측은 "스카이코비원 개발 기술을 활용해 오미크론 등 코로나19 변이주에 대응하는 백신 개발에 대한 확장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