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이채원 기자] 10대 증권사가 모두 담보비율을 인하하고 유예기간을 하루 연장하는 등 반대매매 완화 조치에 나섰다. 앞서 금융당국이 신용융자 담보비율 유지 의무를 일시적으로 면제한데 따른 영향이다.  1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KB증권·한국투자증권·삼성증권·NH투자증권·대신증권 등 10대 증권사 모두 반대매매 완화 조치를 시행했다. 대부분 9월 30일까지 담보유지비율을 130%로 인하하고 반대매매를 하루 유예하는 식이다.  대신증권은 오는 9월 30일까지 기존 담보비율의 10%를 완화하고 반대매매를 하루 미뤄준다. NH투자증권도 9월 30일까지 담보유지비율이 130% 이상인 고객 중 신청고객에 한해 반대매매를 1일 유예한다. 유예를 신청하지 않거나 담보비율 130% 미만인 고객은 현재와 동일하게 적용된다. 담보비율 130%의 판단 기준은 16시와 23시59분이다.  삼성증권은 신용·대출 고객의 담보유지비율을 9월 30일까지 한시적으로 인하한다. 신용융자 약정고객 중 신청 고객에 한해 기존 140%였던 담보유지비율이 130%로 바뀐다. 대출은 140~170%에서 130~160%로 변경되며 신청일 다음 날부터 적용된다. 담보유지비율 인하 적용 기간은 금융위의 조치에 따라 변경될 수 있으며, 금융당국의 시장 안정화 조치가 끝나는 10월4일부터 변경 전 비율로 복원된다. 미래에셋증권도 지난 11일부터 담보비율을 기존 140%에서 130%로 인하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신청고객에 대해 반대매매를 하루 유예해주며 담보비율 인하는 검토 중이라고 알려진다. 이 외에 교보증권, SK증권, 한화투자증권, 다올투자증권, 현대차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유진투자증권, IBK투자증권 등 대다수의 증권사도 반대매매 조치를 완화한 바 있다. 증권사들의 줄지은 반대매매 완화는 금융당국의 ‘증권시장 안정화 조치’에 따른 영향이다. 금융당국은 증권사의 신용융자 담보비율 유지 의무를 지난 4일부터 9월 30일까지 일시적으로 면제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들어 미 연준의 긴축 강화로 글로벌 증시가 일제히 하락하며 빚투족의 손실이 늘어날 것을 염려해서다.  그간 증권사가 신용융자를 시행하려면 담보를 140% 이상 확보해야 했다. 증권사 내규에서 정해진 담보비율을 유지하지 않으면 자동으로 반대매매가 이뤄진다. 이번 조치로 투자자 입장에서는 주식을 청산 당하지 않고 버틸 기회가 하루 생긴 셈이다.  다만 담보비율 130% 이상인 계좌에 한해 반대매매를 하루 연장하는 식의 조치는 실효성이 없다는 의견도 지배적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기존 오늘 담보부족이 발생하면 고객이 다음날 갚거나 자금을 더 입금하는 식으로 운영됐던 것에서 130% 이상인 고객에 한해 하루 더 시간을 연장해 준건데 사실상 하루는 의미가 없다”며 “금융 당국이 공문을 보내 시장 안정화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어 증권사들이 이 같은 조치를 내놓은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이번 조치로 반대매매 물량이 한꺼번에 몰리지 않는다는 효과는 있을 수 있지만 3개월 내 증시가 더 악화되면 증권사가 회수할 수 있는 금액이 줄어 부담이 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