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온라인 유통업체 ‘쿠팡’이 올해 하반기 여신금융업 진출을 예고한 가운데, 캐피털업계가 향후 행보를 주목하고 있다. 19일 여신업계 따르면 쿠팡파이낸셜은 이달 초 금융감독원에 여신전문금융업 등록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말 쿠팡페이 자회사인 ‘CFC준비법인’의 사명이 ‘쿠팡 파이낸셜’로 변경됐다. 해당 법인의 자본금은 400억원 규모다.
쿠팡파이낸셜의 사업목적으로는 경영컨설팅업, 기타 투자업, 부동산임대업 등이다. 주요 상표 설명에는 금융서비스업, 은행·보험업, 전자지불업, 모바일 지불 서비스업, 신용할부금융업, 할부판매중개업, 대부업 등이 명시해 있다.
여신업계에선 쿠팡이 캐피털업을 통해 입점 사업자들에게 사업 자금을 대출해주고 원금과 이자를 받는 방식으로 수익을 올릴 것으로 본다. 은행권과 협약을 맺고 온·오프라인 사업자 대출을 중개하는 네이버파이낸셜과 유사하다. 그러나 쿠팡은 대출을 직접 취급할 금융사를 계열사로 뒀다는 점에서 금융사와 제휴해 대출을 중개하는 네이버파이낸셜과는 다르다.
또 유통업계는 쿠팡파이낸셜이 할부금융업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한다. 부동산이나 재산권을 장기 대여하는 시설대여업이나 기업을 지원하는 신기술산업금융업보다 대출에 중점을 둘 것이라는 의미다. 업체 규모가 작아 담보가 없거나 제1금융권에서 대출받기 힘든 소상공인 입점 업체를 대상으로 대출을 지원하는 방식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수익성 개선' 문제도 쿠팡이 여신전문업에 진출하는 배경으로 꼽힌다. 쿠팡은 지난해 매출액 22조원을 기록하며 국내 유통사 1위 이마트를 넘어섰지만 만성 적자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적자 규모는 2019년 7200억원에서 2020년 6200억원으로 줄어드는 듯 했으나 지난해 1조8000억원으로 다시 불어났다. 올해 1분기 매출액은 51억1668만달러(6조6000억원), 당기순손실 2억929만달러(2700억원)을 기록했다.
쿠팡의 여신업 진출은 성장 위기를 맞은 캐피털 업계에 또다른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업계 텃밭으로 여겨지던 자동차금융은 카드사, 은행 등 다양한 금융사들이 진입하며 캐피털사의 입지가 점차 좁아지고 있다. 기업금융·부동산금융 확대, 해외 진출 등으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별다른 성적을 내지 못하는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