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이보라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한국을 방문한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과 양자면담을 진행했다. 양 측은 앞으로도 한미 양국 간 협력을 도모해나가기로 했다.
이 총재는 19일 오후 1시 20분께 서울 중구 한국은행을 찾은 옐런 장관에게 “한국에 오신 걸 환영한다. 방문해주셔서 감사하다”는 인사말을 건네며 맞이했다. 옐런 장관은 “한미 양국 간 협력을 논의하고 증진할 수 있게 돼 영광”이라고 화답하며 “양국은 다양한 가치를 공유하고 교집합이 많은 경제 관계를 맺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앞으로도 이런 관계가 증진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한은 총재가 미 재무부 장관을 만난 것은 2016년 이주열 전 총재와 제이컵 루 전 장관이 만난 이후 6년 만이다. 이날 한은 측은 이창용 총재와 이승헌 부총재, 서영경 금융통화위원, 민좌홍 부총재보, 오금화 국제협력국장 등이 참석했다. 미국 재무부 측은 디덤 리산치 비서실장, 데이비드 립튼 참사관, 앤디 바우콜 국제관계차관, 로버트 캐프로스 아시아 담당 부차관보 등이 배석했다.
이 총재와 옐런 장관은 이번 면담에서 최근의 세계 경제·금융시장 상황, 글로벌 정책 공조 등을 주제로 약 30분 동안 의견을 나눴다. 이후 2시 10분부터 약 20분 동안 30명의 한은 여성 직원들과 ‘경제학계와 여성’을 주제로 대담했다.
이번 회동에서 논의한 내용은 미국 재무부 요청에 따라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최근 원·달러 환율이 1320원을 넘어선 데 이어 계속해서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만큼 외환시장 안정화 관련 문제를 논의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13일 이 총재는 기자간담회에서 “(옐런 장관이) 세계 경제 상황을 이야기할 것”이라며 “여성 경제학자 직원들을 만나 격려해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미 통화스와프 논의 가능성에 대해서는 옐런 장관과 직접적으로 얘기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선을 그었다. 미국 재무부의 업무가 아니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역할이라는 이유에서다.
앞서 옐런 장관은 15~16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회의에 참석한 뒤 이날 방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