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김경렬 기자] 이자이익으로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는 금융주가 주가 상승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다. 최근에는 줄줄이 신저가를 기록했다. 비이자이익 부진과 대손충당금 부담으로 실적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의 지난 1개월(6월20일~7월19일 장 마감 기준) 주가수익률은 하나금융지주 마이너스(-)15.0%, 우리금융지주 -13.4%, 신한지주 -13.0%, KB금융 -9.9%를 기록했다.
지난 15일에는 우리금융지주를 제외하고 모두 신저가를 갱신했다. 하나금융지주는 신고가(지난 2월17일, 5만2900원) 대비 37.2%(1만9700원) 내린 3만3200원, 신한지주는 신고가(지난 5월30일, 4만3450원) 대비 25.2%(1만950원) 떨어진 3만2500원, KB금융은 신고가(지난 2월11일, 6만6400원) 대비 34.8%%(2만3100원) 하락한 4만3300원으로 나타났다.
지지부진한 금융주가는 연신 오르는 실적과 엇갈린다. 지난 1분기 금융지주 합산 순익은 4조6000억원이다. 이들의 올해 2분기 순이익 전망치는 대략 4조3000억원으로 1년 전(4조1000억원) 보다 6%가량 증가한 수준이다. 1분기와 2분기를 합산한 상반기 실적으로 따지면 8조7000억원으로 역대 최대수준을 달성할 것으로 관측된다.
금융사의 호실적은 금리 상승기로 인한 예대마진차익 덕분이다. 기준금리가 계속 올라가는 요즘 이자이익 확대가 예상되기 때문에 통상적으로 주가 역시 개선되기 마련이다.
하지만 최근 경기 침체 우려가 계속되면서 은행의 부담 가중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대손충당금 추가 적립 권고나 취약차주 만기연장‧상환유예 조치 종료 등 등 정부 정책 역시 은행의 부담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KB증권 강승건 연구원은 주가 부진의 원인을 △각국 중앙은행의 긴축 경로 및 속도에 대한 불확실성은 NIM 추가상승의 기대보다는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로 반영 △감독당국의 경쟁 확대 (NIM 월별 공시) 유도로 인하여 금리 상승 효과가 NIM에 충분히 반영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 △경기 둔화 우려로 인한 보수적 충당금 정책은 이익 측면에서 기대하였던 금리 상승효과가 축소될 수 있다는 우려 △대출 성장 둔화 우려 및 환율 급등에 따른 수급 악화 등으로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은행주의 저점이 가까워졌다는 입장도 나오고 있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은행주는 경기 악화 및 규제 우려로 주가가 큰 폭의 약세를 보이고 있다”며 “다만 펀더멘털은 여전히 양호하며, 예상 배당수익률도 과거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다. 여신 건전성이 좋다. 최근 주가 하락은 다소 과하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