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운용관리수수료, 증권·손보 등 타업권보다 높아
시중은행 2분기 원금비보장 상품 손실률 두 자릿수
[매일일보 김경렬 기자] 은행권 퇴직연금 손실이 계속되고 있지만 여전히 높은 운용관리 수수료를 부과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은행들은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을 도입해 수익률 제고에 나선다. 다만 수익이 나더라도 은행에 납입해야하는 운용수수료가 타 업권 대비 높다. 특히 은행권에서 수수료 0원을 제시하고 있는 대상은 적립금액이 높은 고객이라 더욱 문제시되고 있다.
20일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에 따르면 은행의 운용관리수수료가 각 유형별로 타업권 대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운용관리수수료는 사용자(회사) 또는 개인이 부담한다. IRP의 경우 개인이 확적급여형(DB)의 경우 회사가 부담하는 식이다. 퇴직연금 운용을 위해 증권사, 은행, 보험사 등에서 펀드를 가입하게 되는데 이 부분에서 전문 인력 등에 대한 운용 수수료가 지출된다. 고객들은 높은 수수료를 지불하고서라도 안정적인 수익을 바라기 때문에 1금융권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소액인 적립금액 1억원 미만 기준 은행 DB형의 운용관리수수료는 신한은행‧국민은행‧하나은행 0.400%, 우리은행 0.380%, 농협은행 0.350%로 집계됐다. 5대 시중은행의 운용관리수수료는 광주은행(0.200%), 제주은행(0.300%) 등 지방은행과 비교해도 높은 수준이다.
같은 기준 증권사 DB형 운용관리 수수료는 신영증권(0.340%), 현대차증권‧유안타증권(0.300%)를 제외하면 대부분 0.2%대 운영수수료를 받고 있다. 최저치는 KB증권(0.190%)이다.
생명보험과 손해보험업계도 마찬가지다. 생명보험업계에서 아이비케이연금보험의 경우 1억원 미만 기준 DB형 운용관리수수료를 아예 받지 않고 있다. 손해보험업계에서는 삼성화재해상보험이 0.180% 가장 낮은 운용관리 수수료를 받는다.
확정기여형(DC)에서도 은행의 운용관리 수수료는 높다. 1억원 미만 기준 은행 DC형 운용관리 수수료는 0.300~0.450%다. 최저 수수료는 광주은행과 제주은행이고, 최고 수수료는 DGB대구은행이다. 신한은행‧국민은행‧하나은행의 경우 DB형과 같은 0.400% 운용관리 수수료를 받고 있다.
이에 비해 증권사 DC형 운용관리 수수료는 0.230~0.350%다. 은행에 비해 상단과 하단이 각각 0.07%포인트(p), 0.100%p 낮은 셈이다. 삼성증권(0.260%), 한국투자증권‧KB증권‧NH투자증권(0.250%) 등 주요 증권사들은 대부분 0.2%대 운용관리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다.
수익률 개선 필요성에 대한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개인형 IRP 역시 은행의 운용관리 수수료 부과율이 타업권에 앞선다. 1억원 미만 기준 은행 IRP의 가입자부담 운용관리 수수료는 0.050~0.150%다. 신한은행‧국민은행‧우리은행의 운용관리 수수료는 0.070%, 하나은행은 0.080%로 집계됐다. 반면 증권사는 신영증권‧하이투자증권(0.200%), 미래에셋증권(0.160%), 대신증권(0.150%), 현대차증권(0.050%)을 제외하면 운용관리 수수료를 받지 않고 있다. 증권사가 개인의 부담을 덜어주고 있는 셈이다.
높은 수수료에 비해 은행의 퇴직연금 수익률은 신통치 않다. 은행 수익률은 1분기 이어 2분기에도 시들했고 부진세는 심화됐다. 1분기 DC형과 IRP에서 시중은행들이 최대 마이너스(-)2% 대 손실을 냈다면 2분기에는 손실률이 두 자릿수로 커졌다.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은 올해 2분기 각 유형별 원리금비보장 상품에서 모두 손실을 냈다. 국민은행의 원리금비보장 상품 기준 DB형은 -5.20%, DC형 -12.32%, IRP -13.26%를 기록했다. 우리은행은 원리금비보장 DB형 -5.26%, DC형 -12.09%, IRP -11.85%로 집계됐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은 원금비보장 DC형과 IRP에서 손실을 냈다. 신한은행의 원리금비보장 상품 기준 DC형은 -11.63%, IRP는 -10.81%였다. 같은 기준 하나은행은 DC형 -13.56%, IRP -12.53% 수익률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