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은행권 구조조정 작업이 한창이다. 고연령 직원들의 조기 전직 기회를 제공하고 변화하는 금융 환경에 대한 인력구조를 효율화하기 위해서다. 20일 은행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만 15년 이상 근무한 만 40세 이상 일반직원을 대상으로 지난 19일까지 특별퇴직 신청을 받는다고 내부에 공고했다.
특별퇴직자로 선정되면 직급, 연령에 따라 최대 24∼36개월치 평균임금을 받는다. 1968∼1970년생의 경우 자녀 학자금, 의료비, 재취업·전직 지원금 등도 받을 수 있다. 퇴직 예정일은 이달 31일이다.
하나은행은 정기적으로 준정년 특별퇴직을 시행하고 있다. 올 1월에도 준정년 특별퇴직 신청을 받아 준정년 대상자 250명이 같은 달 31일 퇴직했다. 이때는 임금피크 특별퇴직도 진행, 임금피크 대상자 228명도 함께 퇴직했다. 하나은행이 이달 실시한 하반기 준정년 특별퇴직으로 직원 16명이 떠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년 두차례 특별퇴직을 실시하는데 임금피크제 대상은 제외한 숫자다.
은행권에서는 대규모 채용이 있었던 1990년대 중반 입사자들의 정년이 다가오는 점을 눈여겨보고 있다. 하나은행은 1967년생이 임금피크제 대상이 되는 내년께 은행을 떠나는 인원이 많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은 올해 1월 희망퇴직 신청을 받아 1800여 명이 은행을 나섰으며 최근에는 저축은행 등 2금융권과 카드·보험사까지 희망퇴직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연초까지 이어지는 은행권의 연이은 희망퇴직으로 국내 주요 은행에서 4500명의 정도의 직원이 은행을 떠났다.
금융 산업의 디지털화가 가속화하면서 인력 운용의 효율성을 높이고 고연차 관리직의 희망퇴직이 확산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디지털 포메이션이 중요해지면서 정보기술(IT) 관련 인력은 지속적으로 충원되는 반면 전통적 은행 업무를 맡는 인원의 필요성은 줄어들고 있다”며 “희망퇴직 조건이 좋아진 것도 이유”라고 말했다.
한편 은행들은 비용을 줄이기 위해 이미 지점도 빠른 속도로 폐쇄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2년 말 7835개로 정점을 찍었던 전국 은행지점은 점점 감소해 지난해 6462개로 약 5년 동안 984개가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