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리브엠, SKT·KT 회선 확보…마케팅 강화
이통업계 “은행 알뜰폰 시장 진출 반대 표명”
[매일일보 이보라 기자] 정부가 금산 분리 완화를 추진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국민은행을 선두로 한 은행들의 알뜰폰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의 자회사 알뜰폰 브랜드 ‘리브엠’(Liiv M·리브모바일)은 오는 3분기 중 SK텔레콤과 KT 통신망을 쓰는 새 요금제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SK텔레콤과 KT 회선을 확보하면 기존 LG유플러스를 포함해 이동통신 3사 회선 모두를 확보하게 된다. 국내 전체 알뜰폰 사업자 70여개 중 이동통신 3사 회선을 모두 확보한 건 6곳 정도다.
리브엠은 2019년 12월 진출해 그동안 LG유플러스 회선 만으로 2년여 만에 가입자 30만명을 확보했다. 이동통신 3사 회선을 모두 확보하면 성장이 더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올해 3분기 새 요금제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합리적이고 경쟁력 있는 요금체계로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국민은행은 리브엠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지난 18일 국민은행 리브모바일부는 리브엠의 비공식 커뮤니티인 ‘알뜰폰 리브엠 친구결합 및 정보공유’ 네이버 카페를 인수했다. 국민은행 직원이 운영해온 해당 카페는 지난 2020년 1월 11일 개설돼 현재 2만6614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다.
앞서 지난 8일 신한은행은 KT·KT 알뜰폰사업자와 함께 알뜰폰 요금제를 출시했다. 다만 신한은행은 KB리브엠과 같이 직접 상품을 출시하지 않고 기존 알뜰폰 사업자와 제휴를 맺고 요금제를 선보였다. 신한은행은 KT망을 사용하는 kt M모바일, 스카이라이프, 스테이지파이브, 세종텔레콤과 제휴 요금제 12종을 판매한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마케팅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 알뜰폰 사업자를 지원하기 위해 알뜰폰 요금제를 출시해 홍보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알뜰폰 시장에 직접 진출할 계획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
지난해 9월 농협중앙회에서도 모바일뱅크 ‘NH콕뱅크’ 전용 알뜰폰 요금제를 출시했다. 아울러 농협은행도 알뜰폰 시장 진출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금산분리 규제 완화 움직임을 나타내면서 금융사들의 생활금융서비스 진출은 더욱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19일 금융위는 ‘제1차 금융규제혁신회의’에서 36개 금융혁신 세부 과제 중 하나로 금산분리 규제 완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금융회사의 IT·플랫폼 관련 영업과 신기술 투자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업무범위와 자회사 투자 제한을 개선하는 방안을 우선 검토할 예정이다.
한편 이동통신업계에서는 연일 거세게 은행의 알뜰폰 시장 진출을 반대하고 있다.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KMDA)는 19일 SK텔레콤과 KT에 리브엠과의 제휴 계획을 철회해 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통신3사에 발송했다. KMDA는 지난 6일에도 김주현 금융위원장에게 공개서한을 통해 “혁신 서비스 없이 금권 마케팅으로 통신 시장을 교란하는 KB리브엠의 혁신금융서비스 재인가 취소를 촉구한다”며 “대기업 독과점으로 이용자 후생을 저해하게 될 은행의 알뜰폰 사업을 철수해 달라”고 요청했다.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는 지난달 ‘금융기관의 알뜰폰 사업 진출을 반대한다’는 성명을 내고 금산분리 원칙을 완화해 금융사가 알뜰폰 시장에 진출하려는 움직임이 중소 알뜰폰 사업자들의 생존을 위협한다면서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