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손해보험사(손보사)의 자동차 보험 실적이 코로나19 이후 손실폭을 줄이며 흑자 기조를 지속하고 있다. 업계에선 거리두기에 따른 일시적 영향이라고 하지만, 손해율 개선에 따라 자동차 보험료 인하를 요구하는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손보사가 올해 1분기 자동차보험에서 거둔 영업이익은 총 344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3.7%(1831억원) 급증했다. 손보사별로 보면 삼성화재의 자동차보험 영업이익이 1364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96.4% 늘었다. DB손해보험도 689억원, KB손해보험은 555억원으로 각각 83.7%와 282.0% 실적이 증가했다. 이밖에 현대해상의 자동차보험 영업이익도 502억원으로 48.9% 개선했다.
손보사에서 자동차 보험은 만성적자였다. 다만 지난 2019년 이후 코로나19 발생으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하면서 상황이 반전했다. 2019년 당시 손보업계는 자동차보험에서만 1조6445억원에 이르는 손실 기록했다. 이후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한 2020년 들어 적자가 3799억원으로 축소했고, 작년부터 흑자 전환해 손실을 만회하고 있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가집계를 마친 국내 11개 손해보험사의 지난 5월 평균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2.7%를 기록했다. 전월 82.6%와 큰 차이가 없었고 전년 동기 기록한 80.8%보다는 1.9%포인트(p) 올랐다.
정부가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를 완화하면서 교통량이 늘었음에도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크게 나빠지지 않았다는 평가다. 현대해상은 전월 대비 2.8%포인트 개선된 76.2%를, 메리츠화재는 1%p 개선된 75.4%를 기록했다. 롯데손해보험과 MG손해보험 등도 손해율이 개선됐다.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누계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0.4%로 전년 같은 기간 82.8% 대비 2.4%포인트 개선됐다. 보험업계에서는 사업비를 감안할 때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80% 안팎을 기록하면 대체적으로 이익이 나는 구조로 판단한다.
그러나 업계는 자동차보험 수익성 개선이 어디까지나 반짝 효과일 뿐이란 입장이다. 코로나19 이전으로 일상생활이 정상화되면 자동차보험 실적도 예전처럼 다시 나빠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자동차보험에서 이익이 나는 만큼 보험료를 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일부 손보사들을 중심으로 지난 4월부터 1~1.4% 가량 자동차보험료를 소폭 인하했지만, 가격 조정이 반영될 2분기부터는 자동차보험 실적이 재차 나빠질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업계에서는 당장 보험료 인하 계획은 없어 보인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에 따른 이동 증가에도 사고율이 일시적으로 감소한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여기에 물가 상승이 심상치 않고, 통상 손해율이 급증하는 장마철 진입과 본격적인 휴가 기간 시작으로 마냥 안심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손보사들은 손해율을 낮추기 위해 보험금 지급 심사를 강화하거나 사고 대비 하계 차량 무상점검 서비스 등을 준비 중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휴가철은 항상 손해율이 올라가기 때문에 보상쪽에서 손해율을 줄이기 위해 여러가지 노력을 하고 있다”며 “일부 보험사가 실시하는 차량 무상점검도 미연에 사고를 방지해서 손해율을 낮추려는 조치”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