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순익 1조3204억, KB에 179억 앞서
비용 줄여서 내실경영…충당금 전입액 차이
[매일일보 김경렬 기자] 신한금융이 2분기 순이익 1위를 탈환했다. KB금융과 신한금융은 서로 리딩금융 자리를 놓고 격전을 펼치고 있다. 신한금융은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에서 KB에 뒤쳐졌지만 각종 비용을 줄여 내실 경영에 성공했다. 다만 하반기 금융지원 종료와 함께 금융당국이 취약차주의 고통을 분담 압박이 골칫덩이다. 이를 잘 해결하는 금융사가 하반기 1위 자리를 수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올해 2분기 연결당기순이익 1조3204억원을 달성했다. KB금융의 2분기 순익(1조3080억원) 대비 124억원 앞선 수준이다.
신한금융과 KB금융의 실적공시 자료를 살펴보면 이자수익과 비이자수익 등 영업수익에선 KB금융이 앞섰다. 신한금융은 2분기 이자수익으로 2조6441억원, 비이자수익으로 8553억원을 벌었다. 이자수익은 직전분기대비 6.3% 늘었고, 비이자수익은 같은 기간 13.3% 감소했다.
신한금융의 이자이익은 전년도 높은 대출 성장에 따른 기저효과와 유동성 핵심예금 증가, 금리 상승에 따른 마진 개선이 영향을 미쳤다. 반면 비이자이익은 유가증권 및 외환‧파생 이익과 보험관련 이익이 감소했다.
KB금융 역시 올해 1분기에서 2분기로 넘어가면서 이자수익은 증가하고, 비이자수익은 감소하는 추세를 겪었다. KB금융의 2분기 이자수익은 2조7938억원으로 직전분기대비 5.5% 증가했고, 순수수료이익은 8749억원으로 같은 기간 4.4% 감소했다. KB금융의 비이자이익 감소 이유는 시장금리 및 환율 상승, 주가지수 하락에 따른 기타 영업손익 부진, 금융상품 판매 위축 등이다. 그렇다하더라도 신한금융과 비교하면 KB금융의 2분기 이자수익과 비이자수익은 각각 2497억원, 196억원 많았다.
KB금융이 장사를 잘하고도 순이익에서 뒤쳐진 것은 각종 비용 때문이다. 신한금융은 대손전입액으로 2분기 3582억원, 판관비로는 1조3920억원을 지출했다. 이에 비해 KB금융은 신용손실충당금전입액으로 2분기 3331억원, 일반관리비로 1조7541억원을 투입했다.
눈에 띄는 점은 1분기와 다른 충당금 규모다. KB금융은 지난 1분기 신용손실충당금전입액으로 1301억원, 신한금융은 2436억원을 투입했다. KB금융은 2분기에 직전분기 대비 2030억원(156%) 많은 금액을 쌓았고, 신한금융은 1146억원(47%)을 더 쌓았다. 충당금만 놓고보면 신한금융이 균형 잡힌 포토폴리오를 갖췄던 것으로 분석된다.
양사의 하반기 경쟁은 산적한 난제에 대한 대응에서 차이가 날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금리 상승기 취약차주 지원을 위한 금융권 고통분담을 요구했다. 특히 9월 말 소상공인 대출 만기 연장‧상환유예 지원조치가 종료될 예정이다.
지난 21일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최근 물가 급등과 금리 상승 상황에서 대응 여력이 미약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취약계층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며, 금융지주에 “지난 14일 정부가 발표한 ‘금융 부문 민생안정 과제’ 이행에 대해 금융권의 정확한 내용 이해와 적극적인 협조를 부탁드린다. 현장에서의 집행과 보완이 중요한 만큼 전산시스템 구축부터 일선 영업점 준비까지 꼼꼼한 확인과 점검을 부탁드린다”고 요청했다.
이날 금융지주 회장들은 정부의 금융 취약층 지원대책에 적극 호응하겠다고 답했다. 신한‧KB‧하나‧우리 등 4대금융지주 중 순이익이 가장 낮은 우리금융지주는 지난 20일 저신용 차주 대출의 원금 감면 지원제도를 밝혔다. 대출원금감면 금융지원 제도는 신용등급 7구간 이하, 고위험 다중채무자 등 저신용차주 중 성실상환자에 대해서 기존 개인신용대출을 연장하거나 재약정시 약정금리가 6%를 초과하는 경우 6% 초과 이자금액으로 대출원금을 자동 상환해주는 방식이다. 신한금융과 KB금융 역시 이같은 파격적인 지원책을 내놓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