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소비자심리지수 96.40…1년4개월 만에 100 하회
전 세계 44개국 소비자신뢰지수 전월比 하락률 3.3%
[매일일보 김경렬 기자] 소비심리가 빠르게 냉각되고 있다. 금리 인상 여파가 가계에 타격을 입힌 지난달에도 소비자들의 지갑은 열리지 않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26일 한국은행이 지난달 말 발표한 ‘6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6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6.4로 5월(102.6) 대비 6.2포인트(p) 내렸다. 작년 2월(97.2) 이후 1년 4개월 만에 기준선(100)을 밑돌았다. CCSI가 100 아래로 내렸다는 뜻은 장기평균(2003∼2021년)보다 소비심리가 ‘비관적’이라는 뜻이다.
CCSI를 구성하는 6개 지수(현재생활형편·생활형편전망·가계수입전망·소비지출전망·현재경기판단·향후경기전망)는 모두 한 달 전보다 낮아졌다. 특히 경기 관련 소비자 시각이 반영된 지수가 급락했다. 향후경기전망(69)은 15p 내렸고, 현재경기판단(60)은 14p 떨어졌다.
문제는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한 체감경기 악화다. 기준금리를 빨리 올리면 체감경기는 나빠지고 소비는 기대만큼 늘지 않을 수 있다. 실제로 기준금리가 오르는 동안 전 세계 소비심리는 얼어붙었다.
데이터분석업체 모닝컨설트는 지난 25일(현지시간) “6월 글로벌 소비자신뢰지수가 지난 5월 대비 3.3% 하락했다”며 “소비자신뢰지수는 9개월 연속 하락세다”고 전했다.
모닝컨설트의 조사대상 44개국 중 37개국의 소비자심리는 위축됐다. 미국의 소비자신뢰지수는 75.3으로 전월(79.5)보다 5.3% 내렸다. 캐나다는 73.6으로 같은 기간 5.6% 하락했다. 유럽 조사 대상국 16곳 중 러시아를 제외한 15개국 소비자신뢰지수 역시 일제히 떨어졌다. 아일랜드는 12.7% 내렸고, 노르웨이와 오스트리아도 각각 7.9%씩 하락했다. 영국의 소비자 심리는 54.5로 전월 대비 4.2% 떨어졌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는 13곳 중 11곳이 위축된 모양새다. 한국의 소비자신뢰지수는 지난 5월 대비 6.2% 내렸고, 일본은 64.9로 지역 안에서 최저치였다.
이밖에 코로나 재확산, 물가 상승 등 경제 불안 요소는 여전하다. 코로나는 전일 10만명에 육박하며 97일 만에 최다를 기록했다. 생산자물가지수는 지난 6월 120.04로 전월대비 0.5% 상승했다. 19개월 연속 오름세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2분기 증가세 전환했던 민간소비가 다시 꺾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민간소비는 1분기 0.5% 감소했다가 2분기 들어 3.0%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