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들 "금리 더 오르고 집값 내려갈 것"
해외기관들도 韓 경기 비관적 전망 잇따라
[매일일보 이광표 기자] 소비자들의 기대인플레이션율(향후 1년의 예상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한 달 만에 0.8%포인트(p) 오르며 4%대 후반까지 오르며 또 다시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7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기대인플레이션율은 6월(3.9%)보다 0.8%포인트(p) 오른 4.7%로 집계됐다.
기대인플레이션율과 전월 대비 상승 폭 모두 2008년 관련 통계가 시작된 이래 최고와 최대 기록이다. 2008년과 2011년에도 기대인플레이션율이 4%를 넘은 적은 있었지만, 4.7%보다 낮은 수준이었다.
특히 상승 폭은 지난달(0.6%포인트)에 이어 두 달 연속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기대 인플레이션율 상승 속도가 빨라진 것이다.
황희진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우리나라 소비자물가지수(CPI)가 6%까지 유례없이 상승한 데서 주로 기인했다"며 "하반기에도 물가가 크게 낮아지지는 않을 거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금리수준전망지수(152)도 전월보다 3포인트 오르며 역대급으로 기록됐다. 이 지수는 지난 3월부터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6개월 후 금리가 지금보다 오를 것'이라고 대답한 사람이 내릴 것으로 예상한 사람보다 많으면 이 지수는 100을 웃도는데, 상승 전망 비중이 5월보다 더 커졌다는 뜻이다.
6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86.0으로, 1개월 전보다 10.4포인트 하락했다. 지난 5월부터 석달째 내림세로, 2020년 9월(80.9) 이후 1년 9개월 만에 90 아래로 내려왔다.
CCSI는 소비자동향지수(CSI)를 구성하는 15개 지수 가운데 현재생활형편·생활형편전망·가계수입전망·소비지출전망·현재경기판단·경기전망 6개 지수를 이용해 산출한 지표로, 100보다 낮으면 장기평균(2003∼2021년)과 비교해 소비 심리가 비관적이라는 뜻이다.
특히 향후 경기전망(-19포인트·50), 현재경기판단(-17포인트·43) 등 경기에 대한 지수 하락 폭이 가장 컸다. 경기전망 지수는 2008년 7월(49) 이후 최저치다.
주택가격전망지수(82)는 금리 상승과 아파트 매매 가격 하락 등으로 16포인트 내려가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다.
한편 해외기관들도 우리나라 경기전망과 성장률을 잇따라 내려잡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지난 6월 한국의 OECD 경기선행지수(진폭조정 기준)는 98.87을 기록해 전월(99.09) 대비 하락했다. 한국 경기선행지수는 지난해 5월 101.95까지 올랐다가 이후 13개월 연속 내림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올해 들어서는 기준선 아래로 내려간 상태다.
국제통화기금(IMF)도 26일(현지 시간) 발표한 ‘세계경제전망’에서 한국의 올해 성장률을 2.3%로 예측했다. 이는 정부(2.6%)나 한국은행(2.7%)의 기존 전망치보다 낮은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