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BIS 비율 채권시장 경색에 ‘뚝뚝’
상태바
은행 BIS 비율 채권시장 경색에 ‘뚝뚝’
  • 김경렬 기자
  • 승인 2022.07.27 15: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신한제외 4대 시중은행 0.3~0.7%p 내려
금리상승에 후순위채 등 발행시장 ‘꽁꽁’
사진=연합뉴스
은행권 자본건전성지표가 시들하다. 자본 활용 여력이 감소했다는 의미다. 금리가 급속도로 오르면서 채권 발행시장이 얼어붙었다. 위험가중자산(RWA)이 증가함과 동시에 자본을 확충해 BIS비율을 관리해야했지만 마진을 남기기 어려운 상황에서 후순위채 등을 공격적으로 발행하지 못한 결과로 풀이된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김경렬 기자] 은행권 자본건전성지표가 시들하다. 자본 활용 여력이 감소했다는 의미다. 금리가 급속도로 오르면서 채권 발행시장이 얼어붙었다. 위험가중자산(RWA)이 증가함과 동시에 자본을 확충해 BIS자기자본비율을 관리해야했지만 마진을 남기기 어려운 상황에서 후순위채 등을 공격적으로 발행하지 못한 결과로 풀이된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KB국민·우리·하나 등 시중은행의 BIS비율은 전 분기 대비 감소했다. 우리은행은 시중은행 중 자본여력이 가장 크게 줄었다. 우리은행의 BIS비율은 1분기 15.8%에서 2분기 15.1%로 0.7%포인트(p) 축소됐다. 이어 하나은행은 0.49%p 감소한 16.75%, 국민은행은 0.3%p 감소한 17.4%로 집계됐다. 신한은행의 BIS비율은 1분기 17.87%에서 0.08%p 오른 17.95%를 기록했다.
BIS비율은 총 자산에서 자기자본비율이 차지하는 비중이다. 비율이 높을수록 재무구조가 건전하고 기초체력이 높다고 본다. 경제 불확실성이 큰 요즘 시기에는 은행의 충격 흡수능력을 가늠할 잣대기도 하다. 금융당국은 시중은행의 BIS비율을 10%대로 권고하고 있다. BIS비율이 낮아진 데는 2분기 RWA의 증가도 영향을 미쳤다.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의 RWA 증가율은 4.2%, 신한은행의 RWA 증가율은 3.4%다. RWA 증가율은 낮을수록 자본력 대비 충격흡수능력이 강하다고 본다. 위험자산은 은행이 대출자산을 늘릴 경우 함께 증가한다. BIS비율 제고에 실패한 것은 시중은행들의 자본 확충이 부진했음을 의미한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과 글로벌 공급망 병목현상 등 대외 악재가 겹겹이 쌓인 상황이다. 여기에 국내에서는 코로나19 금융지원의 만기연장·상환유예 조치가 종료된다. 실질적인 책임을 은행이 떠안을 것이라는 우려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금융당국은 은행에 자본건정성을 관리하고 충당금을 쌓아 충격에 대비하라고 주문하고 있다. 시중은행들은 주문대로 충당금적립액을 매분기 수천억원 적립하고 있고, 자본 확충에도 나서고 있다.
대표적인 자본 확충 방법은 후순위채와 신종자본증권이다. 후순위채권은 금리가 치솟는 요즘 상대적으로 발행 이자가 저렴해 각광받는다. 신종자본증권은 만기가 없거나 길어 은행들이 BIS비율 제고를 위해 많이 사용하는 방안이다. 은행은 해마다 채권단에 이자나 배당금을 지급한다. 특정 요건에 맞으면 발행사의 이익잉여금으로 산입되거나 보통주로 전환되기도 한다. 신종자본증권은 회계상 부채가 아닌 자본으로 분류돼, 장부상 BIS비율을 높이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올들어 은행은 후순위채와 신종자본증권 발행 시기를 저울질했다. 하나은행은 지난달 2960억원 규모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KB국민은행은 지난 5월 3000억원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신한은행 역시 5월에 3320억원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2010년 이후 최대 규모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 신한은행을 제하면 만기되는 채권 대비 발행 규모가 많지않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BIS비율이 전분기 대비 낮아졌기 때문에 발행규모가 RWA를 감당할 정도도 아니었던 것으로 볼 수 있다.  최근에는 금융권에서 좀처럼 찾아볼 수 없던 채권 발행 실패 소식도 전해졌다. 일반적으로 금융권에서는 기간을 미뤄 수요를 재측정한다. 금리를 조정하거나 발행물량을 증감하지 발행을 취소하지는 않는다. 수요측정에 참여한 업체·기관들과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지난 7월14일 JB금융은 총 1000억원 규모 무보증 사채 14-1회(600억원 규모)와 14-2회(400억원 규모)를 모두 발행하지 않는다고 공시했다. 공동대표 주관 회사 등과 협의를 거쳐 미발행 결정했다는 입장이다. JB금융 측은 “발행조건을 확정하는 증권신고서에 실무진이 금리를 잘못 기재 했다”고 해명했다. 업계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현상이라고 봤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실무자가 금리를 잘못 입력했다면 피해기업 속출했을 것”이라며 “갑작스레 미발행하는 경우 거래가 끊기기도 하기 때문에 쉽게 결정할 수 없는 일이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시점에서 미발행 결정했다는 점으로 미루어 볼 때 수요예측과 금리 괴리가 크지 않았을까라는 생각도 해본다”고 전했다. 다만 최초 채권 실패 사례로 꼽히는 JB금융은 내부등급법을 도입해 BIS비율 개선에는 성공했다. 2분기 BIS비율은 전 분기 대비 0.59%p 오른 13.43%를 기록했다. 2분기 보통주자본비율을 살펴보면 10.15%로 전 분기 대비 0.09%p 감소했지만, 내부등급 도입효과는 전 분기 대비 0.94%p 증가한 것으로 지표를 바꿔놨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