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조민교 기자] 개헌을 주장하고 있는 김진표 국회의장이 '개헌 블랙홀' 우려와 관련해 헌법의 개헌 절차를 유연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그러면서 윤석열 대통령과 있을 국회의장단과의 회동에서 이를 논의하겠다고 했다.
김 의장은 28일 국회에서 열린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우리 헌법은 세계에서도 가장 강한 경성헌법 국가이며, 굉장히 개헌 절차도 어렵고 마지막엔 국민투표도 부쳐야 한다"며 "이런 어려운 절차를 밟아 개헌하려면 일종의 블랙홀이 돼 정치현안을 다 개헌으로 빨아들이니, 역대 정부도 개헌이 필요하다고 하다가 항상 뒤로 미뤘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김 의장은 이어 "개헌 절차를 어렵게 만드는 것은 앞으로 우리 사회 발전을 위해서 안좋기 때문에 경성헌법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며 "독일의 사례는 보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헌법을 60번 고친 적도 있다. 개헌을 너무 어렵게 하지 않고, 재적의원의 3분의 2 정도만 동의하면 개헌할 수 있는 연성헌법으로 가는 것도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 의장은 이를 위해 여야의 참여를 촉구했다. 그는 "정치권이 이 문제에 대해 발상의 전환을 할 필요가 있다. 여소야대의 정국이기 때문에 정부여당 입장에서도 블랙홀을 걱정할 것이 아니라, 야당의 진정어린 협조와 협치 정신을 만들어내려면 여야 합의가 가능하고 국민이 원하는 4년 중임제 허용 등은 최소한 먼저 합의해 개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도 김 의장은 '국민통합형' 개헌을 제안한 바 있다. 그러나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은 이에 "개헌특위가 구성되면 모든 초점이 거기로 빨려 들어갈 가능성이 있다"며 "지금 단계에서 개헌특위를 구성해 (개헌을) 논의할 때가 아니다"라고 반대 의사를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