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김경렬 기자] 증권사들이 2분기 부진한 실적을 내놓고 있다. 증시 부진 탓에 거래대금이 급감하면서 리테일 수익이 뚝 떨어졌다. 채권운용 손실과 수수료 수익 감소 여파가 업계전반의 실적 지표로 번지고 있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7월 들어 지난 26일까지 국내 주식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13조1174억원으로 전년동기 일평균 거래대금(26조3천459억원) 대비 절반 수준에 그쳤다. 코로나19 확산 초기(2020년 1월, 11조8천836억원) 이후 2년 반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난 1월 20조6542억원에 달한 월별 일평균 거래대금은 4월 18∼19조원 선을 유지했지만 5월과 6월 16조원대로 떨어졌고 최근 급감세를 탔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증권사들의 2분기 실적은 신통치 않았다. 전일 BNK투자증권은 연결기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동기보다 55.01% 감소한 183억원을 기록했다고 잠정 공시했다. 순이익은 131억원으로 60.95% 줄었다.
같은 날 한화투자증권은 2분기 영역이익에서 적자전환했다고 밝혔다. 2분기 영업손실은 29억5300만원으로 전년동기대비 400억원 가량 줄어들었다. 2분기 당기순손실 역시 93억900만원에 달했다. 한화투자증권 측은 “대외 불확실성이 증가함에 따라 전년 대비 시장 거래대금이 크게 낮아져 위탁매매수익과 금융투자상품 판매 수익이 감소했다”며 “급격한 금리 인상 영향으로 채권 운용수익 등이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앞서 실적을 발표한 다른 증권사도 상황은 같았다. NH투자증권의 연결 기준 2분기 영업이익은 1542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60.8% 줄었다. 순이익은 1196억원으로 55.8% 감소했다. 브로커리지(주식 위탁매매) 수수료와 금융상품 판매 수수료가 발목을 잡았다. 채권금리 상승에 따른 운용 부문 실적 악화는 ECM·DCM 발행도 부진했다.
KB증권의 2분기 영업이익이 854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58.08% 줄었다. 당기순이익은 702억원으로 54.64% 감소했다. KB증권 역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채권운용손실이 커졌다. ELS 자체 헤지 수익이 감소했고 수탁수수료도 축소됐다.
신한금융투자의 2분기 영업이익은 989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50.50% 감소했다. 순이익은 845억원으로 45.00% 축소됐다. 금리 상승에 따른 유가증권 평가 손실이 확대됐고 주식 거래대금 감소로 인한 위탁 수수료 축소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하나증권은 가장 뼈아픈 성적표를 받았다. 하나증권의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90.30% 감소한 175억원을 기록했다. 순이익은 89.89% 쪼그라든 196억원으로 집계됐다. 하나증권 측은 거래대금이 줄면서 중개수수료가 줄어 부진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