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5대銀 신용·주담대 전월比 1.8조원 줄어
금리인상·부동산 위축·빚투 수요도 감소 영향
[매일일보 이광표 기자] 국내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이 7개월 연속 감소했다. 기준금리 인상 영향으로 부동산 시장의 침체기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이자까지 빠르게 불어나면서 대출자들이 가계 빚 상환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에선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내 연 3%까지 올릴 것이란 관측까지 나오고 있어, 가계대출 감소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1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국내 5대 은행의 지난달 28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697조7635억원으로 6월 말 대비 1조8886억원 감소했다. 7월 마지막 영업일이 29일인 점을 감안하면, 7개월 연속 감소가 유력하다.
대출 종류별로 보면 주택담보대출이 4331억원 감소한 506조3383억원으로 나타났다. 신용대출은 1조2130억원 감소한 129조4659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월(1조1204억원) 대비 감소 폭이 확대됐다. 전세자금대출만 133조1627억원으로 2566억원 늘어났다.
은행들은 부동산 시장이 위축된 영향이 가계대출 감소로 이어졌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한은을 포함해 세계 주요국의 긴축으로 금리가 상승하자, 대표적인 투자처인 부동산 시장이 침체기에 들어선 것이다.
마땅한 투자처가 없는 와중에 대출 금리까지 빠르게 오르면서 이자율이 높은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대출 상환에 나선 것으로 추정된다. 한은에 따르면 6월말 은행권 가계대출 평균금리는 연 4.23%으로 지난 연말 대비 57bp(1bp=0.01%p) 올랐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부동산 구입 시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모자랄 경우 신용대출을 많이 받는 편인데, 부동산 시장이 위축되면서 대출 수요가 전반적으로 줄어드는 모습"이라며 "시장금리도 빠르게 오르고 있어, 상대적으로 여력이 되는 차주들을 중심으로 대출 상환에 나서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한은이 기준금리 인상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은행권의 가계대출 감소세는 장기화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지난 27일 기준금리를 0.75%p 인상하는 자이언트스텝을 단행하면서,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압력도 커진 상황이다. 시장에선 한은이 연내 3%까지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은행 입장에선 올해 대출 영업에 경고등이 켜진 상황이다. 지난달 28일 기준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 연말 대비 1.59% 감소했다. 올해 증가율 목표치를 4~5%로 잡았지만, 오히려 역성장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