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우리나라 중장년층인 40·50대의 카드 리볼빙 잔액이 증가하고 있다. 가계 경제 상황이 악화하면서 대출을 받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40·50대의 카드 대금 상환 여력이 줄어든 영향이다.
1일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40·50대 카드 리볼빙 이월잔액은 2018년 2조9350억원, 2021년 3조5425억원에서 올해 6월 말 기준 3조8480억원을 돌파하며 5년 새 1조원 이상 늘었다. 특히 40대의 리볼빙액은 2018년 1조8841억원에서 지난 6월 말 2조4569억원을 돌파하며 전체 연령대 중 유일하게 2조원을 넘겼다.
리볼빙은 카드 대금 중 일부분만 미리 결제한 뒤 나머지 금액을 이월해 나중에 갚는 방식이다. 일시불로 결제한 뒤 납부 시점을 유연하게 조절할 수 있어 카드값을 한 번에 결제하기 부담스러운 이들이 연체를 막는 용도로 이용한다. 하지만 이월된 금액이 대출 형태로 전환돼 법정최고금리(20%)에 육박하는 금리가 적용된다.
중장년 세대에서 리볼빙 이용이 많아진 것은 대출 부담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최근 금감원이 진선미 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40·50대의 2금융권 대출액은 2018년 387조7552억원에서 금리 인상이 시작된 작년 말에는 421조8435억원, 올해 3월 말에는 422조2251억원을 돌파하는 등 급증세를 나타냈다. 그 결과 2020년에 전체 40·50대 대출 차주 958만6868명 중 26%(248만8458명)를 차지하던 다중채무자 비율은 지난 3월 말 기준 960만5397명 중 256만1909명으로 늘어났다. 전체 차주 10명 중 3명(26.7%)이 다중채무자인 셈이다.
특히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시중금리도 크게 오르고 있어 리볼빙 이용 시 부담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신용카드를 통한 할부 및 단기 카드 대출 이용금액은 리볼빙에 포함되지 않는다. 만약 리볼빙을 한 이후 다음 달에 할부 및 단기 카드 대출 금액이 많다면 전월 이월금과 더불어 이를 모두 갚아야 해 신용카드 대금이 더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 원금 외에도 리볼빙 수수료(이자)가 붙기 때문에 이 역시도 부담이 될 수 있다.
여신업계 한 관계자는 “리볼빙을 오래 이용할 경우 신용평점이 떨어질 수 있다”면서 “리볼빙을 이용할 경우 최대한 짧게 이용하고 이용 후에는 신용카드 결제액을 줄여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