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김연지 기자] 휴가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4일 방한한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과 만남 대신 전화통화를 가졌다. 대통령실은 40분간 전화통화에서 중국과 관련된 언급은 전혀 없었다고 전했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오늘 오후 약 2시 30분부터 한 40분에 걸쳐서 펠로시 의장과 배석한 하원의원 5명, 골드버그 주한 미국대사 등 1+6 형식의 전화회담이 있었다”며 “외교, 국방, 기술 협력, 청년, 여성, 기후변화 이슈 등에 대해 꽤 구체적으로 장시간 얘기를 나눴다”고 전했다.
이날 전화통화 일정은 오전에 갑작스럽게 발표됐다. 전날까지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여름휴가 중이라 펠로시 의장과 만남은 없다고 발표했다. 이 과정에서 두 사람 간 만남이 조율 중이라는 이야기가 나왔지만 대통령실은 조율조차 없었다고 못 박기도 했다. 그런데 돌연 하루만에 전화통화 일정이 잡힌 것이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약 2주 전 펠로시 의장의 방문계획이 논의되기 시작했을 때 대통령 면담이 가능하냐는 의견이 전달됐다. 마침 대통령의 휴가계획이 확정돼 있었기 때문에 힘들지 않겠느냐(고) 했고, 워싱턴도 충분히 이해한다(고 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전화통화에 대해서는 “회담이 없다는 것을 상대도 알고 순방에 나섰는데 좀 아쉬우니 다시 만나자(는 이야기가 나왔고), 여러 옵션 생각해 본 결과 통화가 좋지 않겠는가(라는 결론이 나왔다)”고 했다.
이는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으로 중국 측이 강력하게 반발하는 가운데 중국 측의 시선을 의식해 만남을 피한 것 아니냐는 일각의 관측을 부인한 것이다.
이와 관련, 이 관계자는 ‘전화통화서 대만 문제가 논의됐느냐’는 질문에 “그 이야기는 상대방이 꺼내지 않았다. 우리도 꺼내지 않았다”고 답했다. 그는 또 “우리가 (펠로시 의장을) 만나지 않은 건 중국을 의식해서가 아니다” 또 “중국 문제는 전화통화서 거론된 적 없다”고 했다.
한편, 펠로시 의장의 방한과 관련해 정부와 국회 모두 영접 인사를 따로 보내지 않아 의전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에 대해 최영범 홍보수석은 “펠로시 의장 공합 영접 등 제반 의전은 국회가 담당하는 것이 외교·의전상 관례”라며 “국회 의전팀이 영접을 나가려고 했지만 미국 측이 늦은 시간이고 공군기지로 도착한다는 점을 감안해 영접을 사양했다. 이 때문에 의전팀이 공항 영접까지는 가지 않았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