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보험사들이 보험계리사 인력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내년 보험업계의 회계기준 변경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과 동양생명 등 주요 보험사들은 지난달 말 보험계리사 2차 시험을 준비하는 직원들에게 특별휴가를 지원했다.
보험계리사는 보험상품을 개발하거나 보험과 관련된 요율이나 금액을 산정하는 회계 전문가다. 1차와 2차에 걸친 시험을 통과해야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다. 한화생명은 지난달 보험계리사 2차 시험을 준비하는 직원 13명을 대상으로 잡오프(Job-off) 과정을 진행했다.
이들은 잡오프 기간 동안 본사인 63빌딩이 아닌 용인 라이프파크에서 합숙하면서 자격증 취득을 위한 공부에만 전념했다. 잡오프이기 때문에 업무를 하지 않아도 월급과 수당은 지급됐다. 한화생명은 사내에 보험계리사 대비반까지 운영하면서 직원들의 계리사 자격증 취득을 돕고 있다. 동양생명도 보험 계리사 자격 취득을 준비 중인 직원들을 대상으로 특별휴가 최대 5일을 지난달 제공했다. 2차 시험을 앞둔 직원들이 막바지 공부에 집중할 수 있게 했다. 한화생명과 동양생명 모두 대표이사까지 직접 나서서 직원들의 계리사 자격증 취득을 응원하고 독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보험사들이 직원들의 보험계리사 자격증 취득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이유는 내년부터 도입되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 지급여력제도(K-ICS)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IFRS17 도입 시 부채가 원가에서 시가평가로 바뀐다. 이에 따라 보험사들은 현금흐름 유출입을 전 보험기간 평가해야 하고 보험료나 보험금, 책임준비금 등도 지속적으로 재평가해야 해서 회계적 업무가 크게 늘어난다. 해지율과 지급률 등에서도 계리적 가정들이 필요하고 현금흐름에 대한 모델을 만들어야 해서 계리적 업무가 크게 증가한다.
보험사들의 보험계리사 인력 확보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보험사의 보험계리사 수는 전년(1114명) 보다 2.4% 증가한 1141명으로 집계됐다. 삼성화재와 교보생명 등 대형 보험사들은 올 초 이미 수시 채용을 통해 계리사를 확보했으며 최근에는 신한EZ손해보험 등이 계리사 채용에 나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