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구불예금 뚝뚝...은행 곳간 비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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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구불예금 뚝뚝...은행 곳간 비어간다
  • 이보라 기자
  • 승인 2022.08.07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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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5대 은행 요구불예금 잔액 673조3602억원...한달새 37조 줄어
사진=픽사베이
요구불예금이 한 달 사이 40조원 가량 감소했다. 사진=픽사베이

[매일일보 이보라 기자] 금리인상으로 예적금으로 자금이 이동하면서 요구불예금이 한 달 사이 40조원 가량 감소했다. 은행발 유동성 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요구불예금 잔액은 673조360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 대비 36조6034억원 감소한 수준이다. 한 달 새 감소폭이 약 5.1% 가량을 나타낸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요구불예금이 급감한 것은 주식 시장 불확실성이 확대하면서 자금들이 안전자산인 예적금으로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요구불예금은 입출금이 자유로운 예금과 수시입출금식예금(MMDA) 등을 포함한다. 언제든 돈을 넣고 꺼낼 수 있어 대기성 자금으로도 분류된다. 올 들어 한국은행이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했고 은행들도 이에 맞춰 고금리 예적금 상품을 출시하면서 자금 유입으로 이어지고 있다.
정기예적금 잔액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달 말 시중은행의 정기 예·적금 잔액이 750조원을 넘어섰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7월 말 정기 예·적금 잔액은 750조5659억원으로 전월 말(722억5603억원) 대비 28조56억원(3.9%) 증가했다. 전달 증가폭이 6조238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한 달 만에 30조원이 늘어난 셈이다. 요구불예금이 줄어들면 조달 비용 부담으로 이어지고, 순이자마진에도 영향을 미친다. 요구불예금은 금리가 사실상 제로(0)에 가까워 은행 입장에서는 요구불예금이 많이 쌓일수록 수익성을 높일 수 있다. 반면 예적금은 요구불예금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은 이자를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조달 비용도 높다. 세계적으로 금리인상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요구불예금 이탈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따라 은행발 유동성 위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시중은행의 저원가성예금 이탈이 금융권 유동성 부족 사태의 직접적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기준금리 인상으로 은행발 유동성 위기가 발생할 확률이 높아지고 있다”며 “유동성 위험을 완화하기 위한 정부 정책, 그리고 외환시장 등 외부 여건 등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은행들은 요구불예금에서 정기 예·적금으로 자금이 흘러가자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수시입출금 금리를 높였다. KDB산업은행의 'KDB Hi 비대면 입출금통장'은 지난달 중순부터 최대 연 2.25%의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토스뱅크의 파킹통장 금리는 연 2%로 한도는 1억원 이내다. 케이뱅크 파킹통장 금리는 연 2.1%로 3억원 이내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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