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김경렬 기자] 코로나19를 지낸 가계 빚이 장기적으로 글로벌 금융위기를 넘어설 만큼 심각한 악화 수준을 보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8일 현대경제연구원은 ‘금융불안정성, 장기균형선 넘고 있다’ 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 위기(2020년 1분기~2022년 2분기)동안 금융시장 불안정성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연구원은 작년 말부터 유가 및 원자재 가격 상승, 소비 증가로 인플레이션이 심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IMF는 세계 소비자물가상승률은 2021년 4.7%에서 2022년 8.3%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미국의 물가상승률은 지난 6월 9.1%를 기록했다. 1~2차 오일쇼크(Oil Shock) 때와 비슷한 수준이다. 국내 물가는 지난 7월 6.3%를 기록, 외환위기 수준이었다.
연구원은 전 세계 통화긴축이 빨라지고 있다고 했다. 연구원은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한 미국의 기준금리를 연말 3% 중반으로 예상했다. 미국은 지난 6월부터 대차대조표도 축소했다. 유럽중앙은행(ECB)도 지난 7월 11년 만에 기준금리‧한계대출금리‧수신금리 등을 0.5%p 인상했다. 한국은행 역시 지난 7월 사상최초로 빅스텝(기준금리 한번에 0.5%p 인상)을 단행했다. 미국과의 금리 역전 현상을 고려하면 추가적인 금리 인상도 불가피하다.
성장은 강력한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2022년 2분기 국내 경제성장률은 민간소비의 증가로 0.7% 성장했다. 연구원은 2분기 성장률이 1분기(0.6%)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하반기 경기는 둔화될 것이라 내다봤다. 미국은 올해 1분기와 2분기 연속마이너스 성장률을 보였고, 중국은 2분기 경제성장률(0.4%)이 2020년 1분기 이후 최저치였다.
연구원은 국내 신용시장, 자산시장, 외환시장 등의 악재를 경고했다. 민간신용에서는 기업신용이 증가하고 있다. 코로나19로 대응 과정에서 저금리 정책을 펼친 결과 국내 가계신용은 7월 말 기준 1859조원대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여파가 커지기 전인 2019년 말(1601조원)에 비해 258조원 가량 증가한 수준이다. 기업신용도 같은 기간 471조원 가량 늘어난 2419조원으로 집계됐다.
자산시장에서는 자금조달 환경 위축의 위험이 있다. 국내 기준금리가 계속 오르면서 국고채 장기(10년물)와 단기(3년물) 모두 3%대 초반까지 상승했다. 국채 3년물 금리는 작년 말 대비 올해 7월까지 1.44%p, 10년물은 1.11%p 상승했다. 회사채 금리는 같은 기간 1.72%p 올라 4%대 초반에 육박했다.
미국의 긴축통화 정책으로 달러 강세 현상은 심화됐다. 원‧달러 환율은 1300원대에 진입했다. 작년 말(1184원)에 비해 123원 오른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