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이보라기자] 저축은행과 인터넷은행이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파킹통장 금리 경쟁에 열을 올리고 있다. 주식 코인 등 투자자산 시장이 침체하면서 은행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역머니무브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어서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카카오‧케이‧토스뱅크 등 인터넷은행 3사 모두 파킹통장 금리를 올리면서 연 2%대 금리를 제공한다. 파킹통장은 수시입출금식 예금으로 자신이 원할 때 돈을 넣고 빼도 일반 통장보다 많은 이자를 받을 수 있다. 금리 인상기에는 금융소비자들이 조금이라도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상품에 돈을 맡기려 하다 보니, 이처럼 돈을 단기운용할 수 있는 상품의 수요가 높아진다.
지난 4일 카카오뱅크는 파킹통장 ‘세이프박스’의 기본금리를 0.8%포인트(p) 올렸다. 이에 따라 세이프박스에 돈을 맡기면 연 2% 금리를 제공한다. 최대 보관 한도는 1억원이다.
앞서 지난 7월에는 케이뱅크가 파킹통장인 ‘플러스박스’의 금리를 0.8%p 올려 2.1%로 올렸다. 케이뱅크는 인뱅 3사 중 한도가 3억원으로 가장 높고 금리도 0.1%p 높다. 특히 한도는 1금융권 최고 수준이다.
토스뱅크는 지난해 10월 출범하면서 ‘조건 없는 연 2% 금리 통장’을 내놨다. 올해 1월부터 한도를 무제한에서 1억원으로 변경했다.
앞서 저축은행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에 발맞춰 선제적으로 금리 인상에 나섰다. 저축은행은 인뱅보다 높은 금리를 제공하고 있지만 한도는 낮은 편이다. SBI저축은행은 지난 7월부터 파킹통장인 ‘사이다뱅크 입출금통장’ 금리를 1억원 이하 한도로 연 2.2%로 올렸다. SBI저축은행 관계자는 “최근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1금융권이 예적금 금리를 올리면서 금리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파킹통장 금리 인상을 실시했다”고 전했다.
OK저축은행도 지난 5월부터 파킹통장 상품인 ‘OK읏통장’ 최고 금리를 연 3%로 올렸다. 조건 없이 받을 수 있는 기본 금리는 연 2.8% 수준이다. 다만 최고 금리를 받을 수 있는 500만원까지다. 웰컴저축은행의 파킹통장인 ‘직장인사랑보통예금’은 연 3% 금리를 5000만원 한도 내에서 제공한다. 페퍼저축은행의 ‘페퍼룰루’도 지난 1일부터 300만원 한도로 연 3%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치열한 입출금통장 고금리 경쟁 영향으로 시중은행에서 저원가성 예금은 빠르게 이탈하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요구불예금 잔액은 673조3602억원으로 전월보다 36조6034억원 감소했다. 이는 역대 최대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