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김경렬 기자] 한국은행이 중앙은행 발행 디지털화폐(CBDC) 실험을 확대할 계획이다. 올해 하반기부터는 금융기관과 CBDC 연계실험을 실시한다. 일각에서는 CBDC 도입에 따른 금융 불안 대비해야한다는 말이 나온다.
9일 한은 디지털화폐연구팀 유희준 반장은 “기술실험을 위해서 IT환경을 클라우드에 조성해놓고 실험 진행하고 있다”며 “현재 오프라인 결제, 디지털자산결제, 국가간 송금. 실험이 완료된 상태로 향후 진행 상황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국은행은 지난 1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업무보고를 통해 “하반기부터 금융기관과 공동으로 CBDC 연계실험을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완벽한 기술 기반을 구축하기 위한 모의실험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한은의 CBDC 실험은 전방위로 속도를 낼 전망이다. 한은은 BIS, IMF 등 국제기구 및 해외 중앙은행과 당행의 연구결과를 공유하고 상호협력을 증진해 나갈 방침이다.
한은은 이미 디지털화폐에 대해 1‧2단계 모의실험을 마친 상황이다. 작년 8월부터 12월까지 진행한 1단계 실험에서는 가상 실험환경 조성, 기본기능(발행·유통·환수 등)을 구현했다. 올해 상반기에 실시한 실험은 확장기능(오프라인 결제 등) 구현과 IT 신기술 적용 가능성을 검증했다. 올해 하반기부터는 금융기관과 CBDC 연계실험을 실시할 방침이다.
다만 한은 측은 모의실험이 완료됐다고해서 디지털화폐가 바로 발행되는 것은 아니라고 못 박았다.
하혁진 디지털제도팀 반장은 “앞으로 CBDC 발행 어떻게 하는 게 좋을지 지속적으로 실험하고 있다. CBDC 모델이 하나만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상용화 모델 만들기 전까지 컨셉별로 단계적인 실험을 수행할 계획이다”며 “하반기에는 실제환경에서 어떻게 동작하는지에 대한 3단계 실험이 실시된다. 다만 이러한 실험이 끝났다고 해서 디지털 화폐가 출시되는 것은 아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최근 CBDC 도입 논의 등 지급결제인프라에 급격한 변화를 강조한 박종석 신임 금융결제원장의 발언에 대해 “금융결제원이 필요하다면 기꺼이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며 “디지털화폐는 ‘돈’으로 취급할 수 있는 가상의 화폐를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자산으로 여기고 있는 스테이블코인 등과 비교하지 않아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에 시중은행들은 CBDC 활용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CBDC 관련된 파생사업을 초기 선점한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신한금융은 디지털화폐 발행을 대비해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화폐 플랫폼 구축을 마쳤다고 전했다. KB금융은 올해 3월 블록체인 전문기업 '람다256'과 CBDC를 비롯한 블록체인 기반 금융서비스를 위한 플랫폼을 구축했다. 하나은행은 지난해부터 포항공과대학교 크립토블록체인연구센터와 함께 CBDC 기술검증을 수행해왔다. 우리금융도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CBDC를 통한 블록체인 사업화 부분을 추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