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 빠져도 ‘파킹통장’ 못하는 시중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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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 빠져도 ‘파킹통장’ 못하는 시중銀
  • 이보라 기자
  • 승인 2022.08.09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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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 파킹통장, 예·적금 출시로 은행 요구불예금 이탈
요구불 예금 금리 올리면 대출금리 올라 차주 부담 가중
사진=연합뉴스
저축은행과 인터넷은행을 중심으로 파킹통장 금리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시중은행에서는 이러한 경쟁에 동참하지 못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이보라 기자] 저축은행과 인터넷은행을 중심으로 파킹통장 금리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시중은행에서는 이러한 경쟁에 동참하지 못하고 있다. 9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요구불예금 잔액은 올 7월 말 기준 673조3602억원으로 전달보다 36조6033억원 감소했다. 한 달 새 40조원 가량의 요구불예금이 이탈한 것은 역대 최대 수준이다.
이처럼 요구불예금이 급격히 줄어든 것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은행들이 예·적금 금리를 줄줄이 올려서다. 기준금리는 지난해 0.5%에서 약 1년 만에 2.25%로 올랐다. 주식, 코인 등 자산시장이 폭락하면서 대기하고 있던 시중 자금이 예·적금으로 이동했다. 저축은행과 인터넷은행의 파킹통장 금리가 높아진 것도 은행 요구불 예금이 이탈하는 데 한몫했다. 카카오‧케이‧토스뱅크 등 인터넷은행 3사는 모두 파킹통장에 돈을 맡기면 연 2%대 금리를 제공한다. 저축은행에서는 연 3%대 금리도 찾아볼 수 있다. 요구불예금 잔액이 빠르게 이탈하면서 은행 자금조달에는 비상등이 켜졌다. 국민·우리·신한·하나 등 4대 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전체 원화예수수금 중 핵심예금 비중은 49.08%다. 요구불예금은 대부분 이자율이 제로금리에 가까운 0.1~0.2% 수준이다. 은행들이 낮은 원가에 자금을 조달할 수 있어 예·적금보다 중요한 저원가성예금 조달 수단으로 ‘핵심저금리성 예금’으로도 불린다.
그러나 시중은행은 파킹통장 금리 경쟁에 동참하기 어려운 입장이다. 요구불예금 금리를 인상하면 대출 금리 인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저축은행은 1년짜리 정기예금 금리를 위주로 대출금리를 산출하는 데 반해 시중은행에서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지수)를 기준으로 산출하고 있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를 뜻한다. 은행이 실제 취급한 예·적금, 은행채(후순위채 및 전환사채 제외), 양도성예금증서, 환매조건부채권매도 등 수신상품의 금리 변동을 반영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시중은행은 저축은행이나 상호금융업권과 달리 저원가성예금 규모도 크고, 저원가성예금 비용까지 신잔액코픽스의 조달금리에 반영되기 때문에 파킹통장 금리 경쟁에 동참하면 대출 차주에 대한 부담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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