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이채원 기자] 미국 상원에서 인플레이션 감축 법안(IRA)이 통과되자 수혜 업종으로 불리는 2차전지와 신재생 에너지 관련주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부터 지난 한달 간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주가는 각각 15.9%, 16.1% 올랐다. 외국인의 유입도 두드러졌다. 이달 들어 전일까지 외국인은 삼성SDI를 2855억원, LG에너지솔루션을 2587억원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종목은 이 기간 외국인 순매수 상위 종목 1,2위를 차지한다.
태양광 에너지 관련주인 현대에너지솔루션은 한달 새 70.7% 상승했고 한화솔루션은 32% 올랐다. 풍력에너지 관련주인 씨에스베어링도 이기간 24.8% 상승했다.
2차전지, 신재생 에너지 관련 ETF의 상승세도 눈에 띈다. ‘TIGER KRX2차전지K-뉴딜레버리지’는 한달 동안 35.77% 상승에 ETF 수익률 1위에 올랐다. 이 기간 ‘KODEX 미국클린에너지나스닥’은 20.06% 올랐으며 ‘KODEX K-신재생에너지액티브’(19.97%), ‘KODEX 2차전지산업’(17.45%), ‘KINDEX 미국친환경그린테마INDXX’(16.81%) ETF가 두자릿수의 수익률을 나타냈다.
이는 미국 상원에서 이른바 ‘기후법안’이라 불리는 IRA 법안이 통과됨에 따라 친환경 관련주에 기대감이 쏠린 영향이다. 해당 법안에서는 향후 10년 간 약 7400억달러의 세수를 투입해 헬스케어와 에너지 정책 등에 4330억달러를 활용한다는 계획을 담고 있다.
무엇보다 2009년부터 미국에서 전기차 구입 시 받았던 연 7500달러 규모의 세액 공제 범위가 제한됐다. 배터리의 핵심광물 40%가 미국 또는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를 맺은 나라에서 채굴, 또는 가공돼야 세액 공제를 받을 수 있다. 이 비율은 2024년엔 50%로, 2027년엔 80%로 높아진다.
따라서 미국과 FTA를 맺은 한국의 배터리사들에게는 호재다. 송선재 하나증권 연구원은 “친환경차 보조금 대상 전기차는 장기적으로 배터리 부품 100%, 핵심 원재료 80% 이상을 미국 및 FTA 국가로부터 조달해야 함에 따라 향후 전기차 업체들의 미국 내 배터리 수요는 현지 밸류 체인을 구축 중인 한국 배터리 업체들로 집중될 전망이다”며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SK온이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라 전망했다.
또 IRA 법안은 친환경 에너지 세액공제가 주된 내용으로 미국 내 제조설비 보유 기업이 가장 큰 수혜를 받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NH투자증권 정연승 연구원은 “해당 법안은 기후 변화 대응을 위한 대규모 투자와 증세를 통한 재원 확보가 핵심이다”며 “미국 내 제조설비를 보유한 기업의 경우, 세액공제 및 우선 사용 등의 혜택이 집중되면서 외형 성장속도가 가팔라질 전망이다”고 했다.
이어 “한화솔루션은 미국 내 1.7GW의 모듈 생산능력 보유하고 있고 내년 2분기 1.4GW를 증설하고 하반기에 본격 생산할 예정으로 향후 미국 내 추가 설비 증설 및 밸류체인 수직 계열화 추진 기대된다”며 “씨에스윈드의 경우 지난해 Vestas로부터 미국 풍력 타워 공장을 인수하며 생산 능력을 확대한 바 있고 이번 법안을 통해 미국 내 풍력 수주가 회복됨과 동시에 미국산 타워에 대한 수요 증가로 예상보다 빠른 미국 법인의 수익성 개선이 가능할 전망이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