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김경렬 기자] 투자자들의 시선이 주식시장에서 채권시장으로 옮겨가고 있다. 채권 금리가 오르고 있는데다 시장 불안으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해졌다.
1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7월 4일부터 한 달간 장외 채권시장에서 개인 투자자는 3조5116억원어치 채권을 순매수했다. 순매수 매입규모는 은행을 제외한 금융사 채권인 기타금융채 1조3550억원, 회사채 1조342억원 순이었다. 국채 4032억원, 은행채 2248억원, 특수채 1446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연초 8월 초까지 개인 투자자의 채권 순매수 금액은 8조7000억원에 육박했다. 3조2000여억원을 기록했던 작년동기대비 2.7배에 달하는 액수다.
올해 월별 채권 순매수 금액은 꾸준히 늘었다. 1월 3283억원, 2월 4663억원, 3월 6506억원, 4월 1조680억원, 5월 1조2880억원, 6월 1조2980억원, 7월 2조9977억원 등이다.
반면 주식시장에서는 자금이 빠지고 있다. 지난달 4일부터 이달 4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만 개인 투자자는 1조2189억원을 순매도했다. 업계에서는 7월 2270선까지 떠어졌던 코스피지수가 이달 들어 반등하자 투자자들이 매도 타이밍을 잡아 주식을 처분했다고 보고 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같은기간 5446억원어치를 순매수했지만, 코스피와 합치면 여전히 개인 투자자들의 매도세가 우위였다.
채권은 시장 변동성이 큰 요즘 시기 안전자산으로 꼽힌다. 기업이 망하지 않는다면 원금과 이자를 계속 지급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금리와 반대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 금리가 오를 때 저가 매수하면 금리가 내릴 때 매도해 시세 차익을 볼 수 있다. 만기까지 보유한다고 가정하고 시세차익과 표면금리를 합산하면 최종 기대 수익률은 은행 예금금리를 상회한다.
실제로 채권 금리는 계속 올랐다. 지난 6월 중순 금투협 최종호가 수익률 기준 회사채(무보증3년) AA- 등급 금리는 연 4.4%대를 기록했다. 작년 말 채권금리(2.415%)에 비하면 2%포인트 이상 웃도는 수준이다. 이후 4%대로 진정됐지만 여전히 높은 셈이다.
다만 지난 7월 채권금리는 큰폭으로 하락했다. 전일 금융투자협회가 발표한 ‘7월 장외채권시장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국고채 3년물 금리는 3.009%다. 6월 대비 0.541%포인트 하락한 수준이다. 이외 2년물 금리는 0.45%포인트, 5년물 금리 0.586%포인트, 10년물 금리 0.509%포인트 등으로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