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우리나라와 미국의 증시 반등에도 불구하고, 서학 개미들은 여전히 주가 하락에 베팅 한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1일(결제일 7일)부터 지난 26일(결제일 29일)까지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서학 개미들은 상장지수펀드(ETF)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숏 QQQ’(PROSHARES ULTRAPRO SHORT QQQ·SQQQ)를 4333만1000달러(약 563억3000만원)어치 순매수했다.
이 종목은 나스닥100지수의 하루 등락률을 역으로 3배 추종하는 인버스 레버리지 ETF로, 지수가 내려가면 하락률의 3배 수익을 내는 구조다. 이 기간 해외 주식 순매수 금액 2위, 미국 주식 순매수 금액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SQQQ는 최근 한달간 33.66% 떨어졌다.
또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를 역으로 3배 따라가는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베어 3X ETF'(DIREXION DAILY SEMICONDUCTOR BEAR 3X ETF) 순매수 금액도 4051만9000달러(약 526억7000만원)로 해외 주식 순매수 4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밖에 미국의 변동성지수(VIX)를 1.5배로 따라가는 ETF ‘프로셰어즈 울트라 VIX 숏텀 퓨처스’(PROSHARES ULTRA VIX SHORT TERM FUTURES·UVXY)도 순매수 6위(약 354억6000만원)를 기록했다. VIX는 주가지수가 하락할 때 상승하는 특징이 있어 ‘공포 지수’로도 불린다.
서학 개미들이 최근 증시 반등 움직임에도 주가가 바닥을 찍었다고 보기보다는 앞으로도 약세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7월 한 달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와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각각 9.11%, 6.73% 상승했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도 12.35% 뛰었다.
52년 만에 최악의 상반기를 보냈던 뉴욕증시가 높은 인플레이션 수준과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물가 안정 의지에 이달 반전한 것이다. 특히 지난 27일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시장의 예상대로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밟자 뉴욕증시는 안도 랠리를 펼쳤고, 나스닥지수는 당일 4.06% 급등해 2년여 만에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향후 금융시장의 핵심 포인트는 연준의 금리 인상이 9월 빅 스텝(한 번에 0.50% 포인트 기준금리 인상) 이후 11월 베이비스텝(0.25%포인트 기준금리 인상)으로 한 단계 더 낮아질 수 있느냐에 있다”고 설명했다.